대학 학생회장 선거 후보가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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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지난 10일 치러진 전북대 단과대학 학생회장 선거는 썰렁했다.

13개 단과대 중 9개에서 '나 홀로' 후보가 출마했다.

생활대.수의대.의대.치대 등 4개 단과대는 후보자가 없어 선거조차 치르지 못했다.

한때 국회의원 선거 못지 않은 과열양상을 보였던 대학가 학생회장 선거가 시들해지고 있다.

후보자가 없어 선거를 치르지 못하는가 하면 후보자가 있더라도 투표율이 낮아 재선거까지 하는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다.

학생들의 개인주의화 경향이 갈수록 강해지는 데다 특히 IMF 이후 취업준비 등으로 학생회 활동에 무관심한 층이 많아진 때문이다.

경남대 공과대.경상대 등 2개 단과대는 지난 18일 재선거 끝에 겨우 학생회를 구성했다.

지난 9일 치러진 1차 선거 때 투표율이 50%에 미달했기 때문이다.

경남대 李상현(26.야간 강좌 산업공학과 3년)씨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학생회 활동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는데다 1학년부터 취업준비에 나서야 하기 때문" 이라고 분석했다.

오는 25일 총학생회와 5개 단과대 학생회장 선거를 치를 예정인 김해 인제대의 경우 공과대.인문사회과학대 등 3개 단과대는 후보자가 없다.

총학생회.의과대.자연과학대 등 3곳도 단일후보가 입후보했다.

인제대는 지난해 이후 2년째 총학생회장 후보가 없어 총학생회를 구성하지 못했다.

전북 익산 원광대 역시 전체 16개 단과대 중 2곳만 경선했을 뿐 나머지 14개 단과대에서는 단일후보가 출마했다.

경기도 포천군 대진대 공과대의 경우도 후보자가 없어 선거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대진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규식(金奎植.26.도시공학과 4년)위원장은 "학생들이 시간을 뺏기는 일에 나서려 하지 않는다" 며 "각박한 세태를 반영하듯 대학가도 점차 희생과 봉사정신이 결여돼 가고 있다는 방증" 이라며 씁쓸해 했다.

김상진.장대석.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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