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17대 첫 정기국회] 여야 전략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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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첫 정기국회 개회식이 1일 열렸다. 회기는 12월 9일까지 100일간이다. 이번 국회에선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대대적인 공세가 예상된다. 의원 수가 한나라당에 뒤졌던 16대 때와는 달리 이젠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으므로 그 힘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게 여당의 전략이기 때문이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민주개혁 세력이 국회를 이끌어 갈 힘을 가진 정기국회가 열렸다"며 "경제 관련 입법과 각종 개혁 입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친일진상규명법 개정, 국가보안법 개폐, 언론관계법 손질 등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17대 첫 정기국회가 1일 오후 개회식을 하고 12월 9일까지 100일간의 회기에 돌입했다. 여야 의원들이 김원기 국회의장의 개회사를 듣고 있다. 김형수 기자

여당은 이를 위해 야당과 협상하겠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각종 법안을 표결처리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그래서 한나라당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여당의 '개혁 공세'에 정략이 들어있다고 보고 있다. 그런 만큼 힘으로 밀어붙이면 표결 저지 등의 수단을 동원해 강력히 저항한다는 전략을 짜놓고 있다.

한나라당은 "친일진상규명법 개정은 한나라당과 박근혜 대표를 흠집내기 위한 것이므로 여당 마음대로 법을 고치게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국가보안법의 경우도 일부 개정은 몰라도 폐지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국가의 정체성을 흔드는 것이기 때문이란 이유에서다. 따라서 회기가 끝날 때까지 양당 사이에선 팽팽한 긴장감이 흐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10월 4일부터 3주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양당이 격돌할 가능성이 크다. 한나라당은 "여권의 무능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겠다"고 벼르고 있고, 여당은 과거사 문제 등을 가지고 한나라당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정욱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kim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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