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벽 '사랑' 채색…벽화그리기 호남대 봉사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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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페인트 칠만 돼 있던 벽에 이렇게 그림이 들어가니 보기도 좋고 분위기가 따뜻하게 느껴져 아이들의 정서에 좋을 거예요. "

지난 20일 오후 광주시 남구 봉선동의 형제사. 갓난아기부터 다섯살짜리까지 부모 없는 아이들 70여명이 생활하는 이곳을 호남대 사회봉사센터(소장 張顯교수)의 벽화그리기 봉사팀(팀장 洪善伊.21)이 건물 안 벽들을 예쁜 그림으로 단장해주고 있었다.

작업복 차림에 페인트 통과 붓을 든 여학생 10여명이 건물 1, 2층의 계단.복도 벽에 진지한 모습으로 아기 천사 등 동화 속 주인공들의 밑그림을 스케치하고, 밑그림에 따라 색을 입히고 있었다.

미술학과 2학년 여학생들로 구성된 봉사팀은 지난달말부터 매주 토.일요일마다 이 작업을 하고 있다. 모두 기말시험 작품 준비로 바쁘지만 크리스마스 때까지 끝내주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날도 시간을 냈다.

봉사에 나선 백미숙(白美淑.22)씨는 "일단 벽 전체를 다시 도색한 뒤 그림을 그려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어린 아이들이 기뻐할 것을 생각하면 고단하지 않았다" 며 활짝 웃었다.

봉사팀은 지난 7월부터 활동, 광주교도소.광산경찰서.충장파출소의 담장.외벽에도 대형 벽화를 무료로 그려줬다. 이에 대한 반응이 좋자 여기저기서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또 이들의 '따뜻한 세상만들기' 란 뜻에 동감한 고려페인트에서 페인트를 공짜로 제공해 주고 있다.

형제사의 윤서임(尹西任.74)원장은 "아이들에게 가장 큰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것 같다" 며 고마워했다.

광주〓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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