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김정호' 윤송현씨, 생활지도 만들어 불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충북 청주시에는 다른 지역에 없는 게 하나 있다. 지도다.

무슨 엉뚱한 이야기냐고 반문하겠지만 청주에는 청주만의 지도가 있다. 10만분의 1, 2만분의 1 등의 실측지도가 아니고 누구라도 한번 보면 일목요연하게 지역을 알 수 있도록 그림으로 만든 '생활지도' 다.

"알기 쉬운 지도는 경쟁력의 바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도를 제작한 윤송현(尹宋鉉.37.신우기획)사장의 말이다.

그가 지도를 만든 것은 96년말. 청주 출신으로 서울서 생활하다 낙향해 보니 고향을 떠난 10여년 전에 비해 많이 변했는데 변한 지역을 정확하게 안내해 주는 자료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서울에서 생활주변정보를 담은 '서울박사' 란 정보서를 만든 경험을 살려 '지도를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새로운 지도를 만드는 것은 고생길이었다. 사람들에 익숙한 표지건물 선정, 공동주택의 표시, 얽히고설킨 도로의 표시 등 무수한 시행착오를 범했다.

3개월여의 코피를 쏟는 밤샘작업 끝에 지도 초판을 완성시켰다. 시험 배포를 해보니 사람들?반응이 좋았다. 관공서와 학교 등에서도 주문이 잇따랐다.

일부 회사에서는 판촉용으로 주문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나간 것이 4만여부. 이제는 기관장이 새로 부임하거나 외지인에 청주를 설명할 때는 기본 자료로 반드시 사용된다.

새로 사업하는 사람들의 작전(?)지도로도 활용된다.

약방의 감초식으로 일반화된 만큼' 충실한 내용을 담기 위해 그간 전면 개정한 것만도 10여 차례에 이른다.

청주 생활지도가 지역에서 뿌리내리며 尹사장은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다.

지금은 평면지도만 있는데 이를 휴대 가능한 포켓판으로 만들고, 지도와 지역생활정보를 연계한 새로운 유형의 정보책자를 제작하는 것이다.

"지도를 갖고 있으면 길에다 쓰는 시간.기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지도의 생활화를 일생의 화두로 삼을 생각입니다. " 청주의 현대판 고산자 尹씨의 말이다.

청주〓이석봉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