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MBC 창사특집극 '허준' 다희역 맡은 홍충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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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22일 시작하는 MBC 창사 특집 드라마 '허준' 에 출연하는 홍충민(22.제주대학교 미술대 한국화 전공)은 신데렐라라고 할 수 있다.

97년 MBC 신인 탤런트 공채에 합격했지만 그동안 브라운관에 얼굴을 거의 비치지 못했던 그가 이 드라마에서 비중 있는 역할인 허준의 부인 다희 역을 맡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출연한 작품이라고는 '베스트 극장' 등 단막극 몇 편 뿐인 그가 이 드라마의 주연급으로 등장하게 된 것은 운이 좋았기 때문. 애초 다희 역에 내정됐던 탤런트 홍리나가 건강 등을 이유로 고사하자 제작진은 신인에게 기회를 주자는 취지에서 자사 연기자들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실시했다.

"오디션을 끝내고 고향에 내려가 쉬고 있는데 어느날 '너 캐스팅됐다' 는 연락이 왔어요. 하지만 다희 역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 그래서 대뜸 '혹시 대사가 있는 역할인가요□' 라고 물어봤죠. "

하지만 아직 그의 '신데렐라 작전' 은 끝나지 않았다. 기성 연기자들도 어렵다고 고개를 흔드는 사극인데다, '창사 특집' 이라?꼬리표가 붙은 40부작이기 때문에 그가 느끼는 부담은 만만치 않다.

"극중 다희 역은 그야말로 고전적인 한국 여성이에요. 남편 허준이 의녀(醫女)인 예진과 정신적 사랑을 나눈다는 사실을 알고도 그 아픔을 속으로 삭이는 인물이라 내면 연기가 필요해요. "

연출자인 이병훈 국장도 "첫 장면을 찍을 때는 표정이 어색했는데 10부를 찍는 지금은 연기가 자연스러워졌다" 고 칭찬한다.

새침데기 같은 인상이지만 실제 성격은 털털하단다. 이름에서 풍기는 느낌과 비슷하다는 것.

"어머니가 저를 가졌을 때 호랑이가 집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셨대요. 그래서 당연히 사내 아이가 나올 줄 알고 남자 이름을 지어놓았다더군요. "

고등학교 3학년 때 미술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처음 서울을 들렀을 정도로 제주 토박이인 그는 97년 신설된 미스코리아 제주 진이기도 하다.

"이제 본격적인 연예계 생활이 시작되는 것 같은데 별로 두렵진 않아요. 힘이 들 땐 고향의 푸른 바다를 떠올리면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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