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영병검거 뒤도 무차별 검문 … 정체극심에 시민들 '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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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지난달 30일 밤 경기도 파주시 육군 모부대 소속 李모(24)하사 등 2명이 K2소총과 수류탄 등을 소지한 채 탈영했다가 5시간만인 31일 오전 2시40분쯤 서울 성북구 월곡동에서 검거됐다.

그러나 군 당국은 이날 밤 시내 곳곳에서 무차별적으로 검문검색을 벌이는 바람에 31일 새벽까지 서울과 수도권 주요 도로에서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특히 군 당국은 30일 오후 11시30분쯤 탈영범을 태워준 택시기사의 신고를 받고 월곡동 일대 유흥주점에 대해 수색작전을 펼치면서도 같은 시간 시내 교량과 수도권 주요 도로 등 엉뚱한 지점에서 검문검색을 펼쳐 시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검문검색 여파로 30일 오후 10시30분쯤 서울 성산대교 남단에서 북단으로 향하는 도로에는 차량이 꼬리를 길게 물고 늘어서 다리를 건너는데만 1시간30분 이상 걸렸다.

택시기사 朴모(38)씨는 "군인들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검문검색을 벌이면서도 정작 차량 내부와 트렁크는 들여다보지도 않았다'수박 겉핥기식 검문 때문에 시민들만 피해를 봤다'" 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경기도 고양시와 서울을 잇는 자유로에서도 군과 경찰이 4~5개 지역에서 도로를 막고 검문검색을 하는 바람에 서울방면 도로가 거대한 주차장을 이뤘다.

이밖에 서울과 수도권을 잇는 주요 간선도로와 시내 교량 주변에서는 검문검색 여파로 31일 오전 3시가 넘어서도 교통체증이 계속됐다. 육군 관계자는 "무장한 탈영병이 시내로 진입할 경우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할 가능성이 커 불가피하게 수도권 곳곳에서 광범위한 검문검색을 실시했다" 고 말했다.

파주〓전익진 기자,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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