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문화예술제 연극부문 대상 차지한 포철연극동호모임 '예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올해 근로자 문화예술제(20회)에서 연극부문 대상(노동부장관상)을 차지한 포항제철 직원들의 연극동호인 모임인 '예맥(藝脈)' .

창단 첫해인 지난 81년 장려상, 89년 금상, 95년 대상에 이어 이번에 또다시 대상을 거머쥔 것이다.

이번 예술제는 지난 8월21~9월21일 참가팀이 지역별로 공연, 지난 27일 심사결과 발표와 시상식이 있었다.

예맥이 포항 효자아트홀에서 공연(9월8~10일)한 작품은 작가 이상우씨의 '늙은 도둑 이야기' . 도덕과 윤리가 땅에 떨어진 오늘의 현실을 두 명의 도둑을 통해 우회적으로 표현한 풍자 희극이다.

14명의 단원들은 두 달 전부터 오후 3시 퇴근 후에 효자아트홀 등에 모여 연습에 열중했다. 3교대인 관계로 오후 3시 후 근무해야 하는 단원은 휴가까지 내 연습에 참여했다.

연습 초기에는 하루 3~4시간, 공연 일주일 전부터는 밤 11시까지 강행군을 계속 했다. 근무시간이 서로 틀려 많은 시간을 들일 수 밖에 없었다. 공연결과는 대만족. 8백88석이 연일 만원을 기록, 3회 공연 동안 2천4백여명이 관람했다.

키가 크고 뚱뚱한 편인 남자단원 정부원(鄭富元.38.품질기술부)씨는 미니스커트에 가슴만 가리고 춤추는 여자 댄서 역할을 했다. 鄭씨는 나이트클럽까지 가서 무희들의 춤 동작을 익히기도 했다.

도둑이 든 집의 '초상화' 는 그림 대신 강성규(姜星圭.38.선재부)씨가 직접 서 있었다. 우스운 장면에서 姜씨마저 웃는 바람에 관객들도 '폭소' 를 터뜨렸다.

늙은 도둑 역할을 한 남상렬(南相烈.32.제강부)씨는 상금 30만원과 함께 최우수 연기상을 받았다.

예맥은 근로자예술제 참가 뿐만 아니라 매년 4월 회사 창립기념일에 맞춰 지역 연극단체들과 협연하고 수시로 자선공연도 벌이고 있다.

장성환(張星煥.홍보팀)단장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더욱 활발한 공연활동을 펼쳐 지역 문화발전과 사원 정서함양에 기여하겠다" 고 다짐했다.

황선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