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장 이 문제] 금사공단 레미콘공장 확장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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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금사공단 내 부일레미콘과 의류업체 파크랜드가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 금정구 금사공단 내 의류업체인 ㈜파크랜드와 레미콘 생산업체인 ㈜부일레미콘이 공장확장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부일레미콘이 공장 확장을 추진하자 이 회사와 담 하나를 사이에 둔 파크랜드 측이 폐수와 먼지 피해를 입는다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크랜드 측은 인근 10여 개 업체의 직원 등과 함께 지난 18일부터 연일 부일레미콘 공장의 이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부일레미콘 측은 이전부지만 마련되면 공장을 옮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 발단=부일레미콘이 기존 공장 확장을 추진하면서 불거졌다. 부일레미콘은 지난 2월 옛 동화정비 부지 800여 평을 매입해 구청의 건축허가를 받은 뒤 공장 확장을 추진해왔다. 부일레미콘은 2000년 기존의 레미콘 제조공장이던 용원산업을 인수해 하루 1200t의 레미콘을 생산하고 있다.

◆ 갈등=파크랜드 측은 "부일레미콘이 레미콘 제조.운반 과정에서 폐수와 먼지를 발생시켜 인근 신발.의류 공장과 정밀기계의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품질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근로자들의 건강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크랜드 측은 "1994년 공장 설립 당시 레미콘공장 측이 피해발생을 최소화하겠다는 합의 공증서를 작성했는데도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며 "지난 3월에도 부일레미콘 공장의 이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지만 오히려 공장을 증축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일레미콘 측은 "준공업지역에 레미콘공장이 들어선 것은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다"며 "먼지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계속되는 파크랜드 측의 집회 때문에 작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며 "무조건 공장을 이전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공장 문을 닫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 해결책 없나=부산시와 금정구가 중재에 나섰다. 부일레미콘 측은 이전 부지만 마련되면 공장을 옮기겠다는 입장을 금정구에 밝혔다. 금정구청 관계자는 "부일레미콘 인근에 있는 부산시 건설시험안전 사업소 내 시유지 2500여 평을 이전부지로 확보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관종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bks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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