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세희 기자에게 물어보세요] 딸이 자꾸 머리카락 당겨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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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문> 여섯살 난 딸이 수시로 머리카락을 잡아당깁니다. 처음엔 매운 음식 먹을 때만 그러는 것 같더니 이젠 아무 때나 그럽니다. 하지 말라고 혼내면 눈치를 보며 그만두다 슬그머니 다시 잡아당깁니다(부산 주야 엄마).

<답> 주야는 습관성 행동장애 혹은 발모벽(拔毛癖)을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남의 흉내를 내거나 혹은 어떤 목적으로 행동하다가 이를 자꾸 반복하게 되면 습관이 됩니다.

물론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땐 문제죠. 이갈이.손톱 물어뜯기 등 종류도 다양한데 일단 습관화된 행동은 긴장을 덜어주는 수단으로 이용됩니다.

불안감을 덜거나 자신을 위안하는 방법으로도 쓰이지요. 발모벽은 자신의 머리털을 뽑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병입니다.

이런 아이들은 대개 매우 화가 나있거나 불안감.무료함 등으로 위축돼 있기 쉽습니다.

애정결핍 등 부모.자녀간 정서적 갈등이 심한 경우가 많아요. 어떤 경우건 현재 주야는 심리적으로 불안하며 엄마와의 관계도 불편한 상황이므로 원인을 파악해 제거해줘야 합니다.

주야와 함께 이야기나 놀이를 하면서 이유를 알아보도록 하세요. 무조건 하지 말라고 하면 주야는 스트레스만 더 심해지고 행동도 고쳐지지 않아요.

심할 땐 가발이 필요할 정도로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기도 하는데 소아정신과에서 항우울제 약물 투여와 행동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아이.부모 모두 3개월 이상 정신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황세희 기자

◇ 상담을 원하는 분은 문의내용을 생활과학부 팩스(02-751-5627)로 보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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