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경마장 부지서 신라 가마터 60기 발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경북 경주시 천북면 물천리.손곡동 일대 경주 경마장 예정지에서 신라시대 토기를 굽던 가마터와 토기 성형작업을 하던 공방터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국립 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홍성빈)는 27일 "경마장 부지내 A지구 2만1천여평 중 1만9천여평에서 신라시대 5~6세기의 가마터 60기와 공방터 3기를 발굴했다" 고 밝혔다.

신라 가마터는 경주시 천북면 화산리.내남면 망성리에서 한 기씩 발견된 정도였을 뿐 이번처럼 무더기로 발굴되기는 처음이다.

발굴된 가마터는 천장이 무너진 상태며, 각각 길이 7m.너비 1m50㎝ 정도 크기로 발굴지역 동편을 중심으로 고르게 산재돼 있다. 이 가마.공방터에서는 완전한 상태를 포함한 토기가 무더기로 나오고 있다.

문화재연구소 이상준(李相俊.40)학예연구사는 "국내에서 이만큼 많은 가마터와 공방터가 발견된 예가 없다" 고 말했다. 그는 또 "신라시대 토기를 굽던 사람들의 생활상을 복원하는데 귀중한 역사적 자료가 될 것" 이라고 덧붙였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97년 11월말부터 내년 2~3월께까지 예정으로 A지구를 발굴해왔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의 현지 보존조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존조치가 내려지면 한국마사회.경주시가 추진해온 경마장 건설이 취소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물천리 일대 28만평에 들어설 경주경마장은 발굴대상 5만3천여평 중 B지구(4천9백여평)와 C-1지구(9천3백여평)발굴은 이미 끝났다.

문화재청은 A지구 발굴이 끝나는 대로 B, C-1지구와 함께 발굴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나머지 C-2.3지구에 대한 발굴허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황선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