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2004] 뉴욕 곳곳 무장병력…관광객 급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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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3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막을 올렸다. 전당대회가 열리는 매디슨 스퀘어 가든 주변엔 완전무장한 경찰들이 24시간 대테러 경계를 벌이고 있다.

전당대회 첫날 연사로는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나서 강력한 안보정책만이 미국을 테러위협에서 지킬 것이라는 요지의 연설을 했다. 전날 뉴욕에 도착한 체니 부통령은 "부시 대통령은 이 시대 우리가 필요로 하는 그런 지도자"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전당대회 전날인 29일 뉴욕 시내는 반전(反戰)과 부시 낙선을 외치는 시위로 하루 종일 어수선했다.

반전단체인'정의.평화연합'이 주도한 시위에는 최소한 10만명(주최 측 주장은 25만명)이 참가해 맨해튼 남부와 전당대회장 근처를 지나며 이라크전쟁 중단, 패권주의 포기, 동성결혼 인정, 여성인권 보호, 소수민족 권익향상 등 다양한 구호를 외쳤다. 이날 시위에는 반(反) 부시 다큐멘터리 영화'화씨 9/11'의 마이클 무어 감독이 참가해 "전쟁을 벌이는 부시 정권에 표를 주지 말자"고 했으며,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도 "이라크 전쟁은 명분 없는 전쟁"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7일 오후 시작된 각종 시위로 경찰에 연행된 사람은 이미 500명을 넘어섰다.

전당대회 기간 중 뉴욕시는 강화된 경비와 교통통제로 시민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관광객은 급감했다. 대신 전국에서 공화당원들과 1만5000명에 이르는 취재진이 모여들었다.

브로드웨이의 일부 극장은 아예 문을 닫았다. 이번 주 뉴욕 증시는 한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맨해튼의 금융기관 중 절반이 직원들에게 전당대회 기간 중 재택근무나 휴가를 권고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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