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뇌세포 재생·치매원인 효소 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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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최근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는 프린스턴대 엘리자베드 굴드교수팀이 발표한 뇌세포의 재생입증실험과 미국의 유전공학회사 암젠사의 마틴 시트론박사팀이 밝혀낸 노인성치매 원인효소의 규명결과를 게재했다.

지금까지 상식은 어렸을 때 한번 형성된 뇌세포는 대부분의 세포와는 달리 손상을 입으면 재생되지 않는다는 것.그러나 굴드교수팀은 원숭이의 뇌세포에 BRDU란 특수물질을 주입한 결과 1주일 후 사고와 기억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에서 새로운 뇌세포로 재생된 것을 발견했다.

따라서 앞으로 뇌세포의 재생을 유도하는 수단이 무엇인지 밝혀진다면 뇌졸중 등으로 뇌손상을 입어도 뇌세포를 다시 자라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된 셈이다.

또 나이가 들어도 학습이나 기억으로 끊임없이 뇌를 자극한다면 뇌세포의 재생을 유도해 치매예방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이론도 지지를 받게 됐다.

노인성치매 원인물질로 강력히 떠오르고 있는 에이베타 단백질은 노인들의 뇌세포에서 대량 분비돼 뇌세포를 손상시켜 기억력 장애를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그동안 에이베타는 베타시크레타제란 효소에 의해 합성되는 것으로 추정돼 왔지만 아무도 이 효소의 존재를 입증해내지 못했다.

이번에 시트론박사팀이 처음으로 이 효소의 구조와 기능을 밝혀낸 것.미국 하버드의대 신경과 루돌프 탄지교수는“지금까지 베일에 가려져 왔던 베타시크레타제 효소가 규명된 만큼 앞으로 이를 억제할 수 있는 약물이 나온다면 노인성 치매도 수년 내 정복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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