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덕분에 쌓인 오일 머니가 과거와 달리 미국으로 환류하지 않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30일 전했다. 1970년대 오일쇼크 때는 중동 석유 수출국들이 번 돈을 미국 내 부동산이나 유가증권을 사는 데 많이 썼지만 요즘에는 저금리와 달러 약세로 미국 자산에 대한 매력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테러 관련 자산을 동결하겠다는 미 정부의 으름장도 산유국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MG파이낸셜그룹 관계자는 "산유국들이 달러보다 유로를 부쩍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2위 산유국인 러시아는 900억달러의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중을 줄이기로 했다.
산유국들도 해외보다 국내에 관심을 더 쏟는 분위기다. 자국의 사회간접시설 등에 투자를 늘리면서 이들 나라의 증시도 강세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의 종합주가는 올 들어 각각 44%, 22% 급등했다.
허귀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