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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무대에 국내 첫 전자하프 등장…곽정씨 내달 공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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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전자악기는 클래식 연주자에게는 일종의 금기(禁忌)사항이다.

마치 성악가가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고 노래 부르는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악사에서 악기가 점점 음량이 커지는 쪽으로 메커니즘이 발달해 온 것이 사실. 또 소규모 살롱보다 대규모 콘서트홀, 심지어 스타디움에서 음악회가 열리기도 하기 때문에 음량 증폭은 필수적이다.

관악기의 경우는 어쿠스틱 악기에 마이크를 대는 방법뿐이지만 현악기.건반악기는 처음부터 전자악기를 개발하기도 한다.

특히 재즈.록음악 공연에서 격렬한 드럼과 마이크를 사용하는 가수와 어울리려면 앰프를 통해 소리를 증폭하는 전자악기의 사용이 필수적이다.

오는 11월7일 오후 3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하피스트 곽정씨가 국내 최초로 전자하프를 선보인다.

오케스트라의 구석에 자리하던 하프가 색소폰과 재즈밴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충분한 음량을 낼 수 있게 된 것. '라이언 앤 힐리사에 특별히 주문한 이 하프는 검정색이나 금색 대신 곽씨가 좋아하는 핑크 체리빛으로 몸통을 칠했다.

전자 하프의 장점은 전자기(電磁氣)픽업(소리를 전파로 바꾸는 장치)덕분에 음역(音域)을 옮겨도 명료한 소리가 그대로 유지되고, 볼륨을 높이다가 우아하고 풍부한 톤이 망가지는 일이 없다는 것. 레코딩에서도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하프와 녹음 테이프를 바로 연결해 외부 잡음에 영향을 받지 않는 좋은 음질을 담아낼 수 있다.

바네사 메이.유진박이 사용하는 전자 바이올린이 처음 나온 것은 20세기초. 30년대부터 스터프 스미스가 재즈에서 전자 바이올린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어쿠스틱 바이올린에 마이크나 변환기(트랜스듀서)를 붙였지만 나중엔 변환기를 장착하고 이퀄라이저.페달.에코 등으로 악기 음색에 변화를 주었다.

69년 프랑스 바이올리니스트 장 뤽 퐁티는 바이올린보다 1옥타브 아래의 소리가 나는 '비올렉트라' 를 개발했다.

최초의 일렉트릭 기타는 50년대 레오 펜더가 개발한 것. '지금도 베이스 기타는 발명자의 이름을 따서 펜더 베이스라고 한다.

픽업이 브리지 가까이 갈수록 기타의 음색은 화려하고 금속성의 소리가 난다.

일렉트릭 베이스는 베이스 기타와는 전혀 다르다.

버트람 투레츠키가 개발, 록.재즈에서 사용되는데 오케스트라에서 사용되는 더블베이스보다 몸집이 약간 작을 뿐이다.

피아노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다. 전자장치로 음량만 커질 뿐 외형은 어쿠스틱 피아노와 동일한 일렉트릭 피아노, 그리고 몸체는 없고 건반만 남아 있는 일렉트로닉(전자)피아노로 구분된다. 60년대부터 시중에 판매되기 시작한 전자피아노는 전자회로를 사용해 들고 다니기에도 간편하다. 하지만 많은 연주자들은 일렉트로닉 피아노보다 일렉트릭 피아노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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