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이 여교사 성희롱 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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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일선 학교에서 교장이 여교사들에 대해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발언을 해 여교사들이 집단으로 반발하는 등 교육계에서 성희롱을 둘러싼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16일 안면도로 전체 교사연수를 다녀온 서울 S중학교에서는 요즈음 P교장과 여교사들 사이에 갈등이 심각하다.

여교사들에 따르면 P교장은 회식자리에서 여교사에게 술을 따르도록 요구한 것은 물론 고스톱을 치면서 여교사들을 옆자리에 앉게 한 뒤 "같은 편인 남자 선생이 돈을 잃을 때마다 여교사는 양말부터 시작해 옷을 벗어야 한다" 고 요구했다는 것.

이 자리에 참석한 한 교사는 "남자교사 3명과 화투를 치면서 남자 교사 한명이 크게 돈을 잃자 교장이 그 선생과 같은 편이었던 여교사에게 양말 한쪽을 벗으라고 말했다" 고 주장했다. '

그는 "여교사들이 이 때문에 화투판을 떠나자 교장이 다른 남자교사를 시켜 화투판으로 돌아오도록 요구했다" 고 덧붙였다. ' 이에 대해 P교장은 "여교사들에게 옷을 벗으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 고 해명했다.

또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Y초등학교 J교장은 지난 2일 학교 주변 갈비집에서 열린 신규임용 교사 환영 회식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여교사들을 향해 "어느 ×이 박수 안쳐" 라고 말해 말썽이 됐다.

조사를 맡은 K교육청 관계자는 "J교장이 회식자리에서 여교사를 향해 그같은 말을 했다고 인정했지만 회식 분위기를 살리려고 한 것이라는 해명을 듣고 주의 조치했다" 고 밝혔다.

이에 대해 J교장은 "여교사에게 모욕적인 말을 쓴 적이 결코 없다" 며 "다만 회식 중 한 교사가 노래를 부르는데도 박수를 치지 않고 있어 흥을 살려주려고 '박수 왜 안쳐' 라고 말한 적은 있다" 고 해명했다.

여성단체인 한국여성민우회 서민자 간사는 "이같은 교장들의 언행은 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상 명백한 성희롱에 해당된다" 며 "대통령 직속 여성특위의 처벌신고센터에 신고하면 구제를 받을 수 있다" 고 밝혔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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