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그랜트 '어설픈 마피아'역 폭소-새영화 '미키 블루 아이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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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새영화 '미키 블루 아이즈' 는 다정다감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낸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다.

'노팅힐' 에서 평범하고 따뜻한 미소로 할리우드 스타로 등장하는 줄리아 로버츠를 사로잡았던 서점 주인 휴 그랜트가 또다시 환상적인 사랑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미키 블루 아이즈' 는 현실에서 벌어질 것 같지 않은 두 연인을 엮어놓은 점에선 '노팅힐' 과 그다지 다르지 않고, 코미디에 마피아 이야기를 섞어 사건을 증폭시켜가는 점에선 로버트 드 니로와 빌리 크리스탈이 주연을 맡았던 영화 '애널라이즈 디스' 와 닮았다.

이 영화에서 연인이 겪는 갈등은 뉴욕의 미술품 경매회사에 다니는 마이클(휴 그랜트)이 청혼한 애인 지나(진 트리플혼)가 사실은 마피아 보스의 딸임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불거진다.

지나는 그녀의 애인인 마이클이 자신과의 결혼으로 마피아에 연루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청혼을 거절하고, 마이클은 그들의 유혹에 절대로 넘어가지 않겠다며 다짐하지만 결국엔 마피아의 돈세탁 과정에 휘말리고 사랑을 위해 목숨건 그의 모험이 시작된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미키 블루 아이즈' 는 마이클이 졸지에 가짜 마피아 행세를 하게되면서 얻은 가명. 마이클의 어설픈 가짜 마피아 행세는 이 영화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웃음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우스꽝스런 마피아들의 다양한 모습에 힘입어 끊임없이 웃음을 불러일으키는 이 영화는 편안한 로맨틱 코미디의 미덕을 갖고 있는 한편 다소 현실감없는 얘기가 불러일으키는 거리감을 극복해내지는 못한다.

안정감있는 연기를 펼치는 휴 그랜트에 비해 그의 상대역인 진 트리폴혼은 매력적인 외모에 비해 사실감있는 연기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도 아쉬움을 남기는 대목. 연출은 캐나다 출신으로 광고와 록 비디오를 제작해온 켈리 메이킨 감독이 맡았다. 23일 개봉.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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