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대리운전' 운전사가 사고 내고 줄행랑

중앙일보

입력

술에 취해 자신의 차를 대리운전사에게 맡기고 귀가하던 미국 거주 한국인이 음주운전자로 몰려 경찰에 체포됐다.

직장인 홍모(29)씨는 지난 8월 7일(지난 시각) 밤 LA한인타운내 6가와 알렉산드리아 인근 주점에서 친구들과의 술자리를 파한 뒤 주차장에 나온 순간 "동시(대리운전)하시겠습니까"라는 소리를 들었다.

홍씨는 평소 이용하던 대리운전사가 있었지만 전화하고 기다리는 것이 귀찮아 차 열쇠를 건네줬다. 조수석에 탄 홍씨는 현금이 없는 걸 생각하고 은행 현금지급기(ATM)로 향해줄 것으로 요청했다.

대리운전사는 윌셔와 세라노 인근 은행 앞에 홍씨를 내려줬고 그가 돈을 찾는 동안 교통사고를 일으켰다. 주차하기 위해 후진하다 라틴계 남성 3명이 타고 있던 차를 받은 것.

차에 돌아온 홍씨는 원활한 사고처리를 위해 경찰을 불렀다. 문제는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어수선한 사이 대리운전사가 도망친 것이다. 홍씨는 졸지에 '음주운전 사고자'로 몰렸다. 아무리 자신이 운전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경찰이 볼 때 홍씨는 술을 마셨고 차는 홍씨 소유였다.

지난 1일 법원에서 벌금 및 면허정지 판결을 받은 홍씨는 "하도 억울해 술집이 있던 몰과 은행의 CCTV 자료를 모두 살펴봤지만 운전자 식별이 불가능했다"면서 "대리운전자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어 누명을 벗을 길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술에 취해 대리운전을 맡기고 깊은 잠에 빠졌을 경우 만일 인명피해 교통사고가 나고 대리운전사가 도망친다면 정말 큰 일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미주중앙: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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