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위해선 뭐든지 할 것” 주희정 효과 … SK 웃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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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SK 방성윤(오른쪽)이 전자랜드 서장훈을 앞에 두고 골밑슛을 하고 있다. 방성윤은 22점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인천=이영목 기자]

잠자던 SK가 ‘주희정 효과’에 깨어났다. SK는 1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전자랜드와의 원정경기에서 80-73으로 이겼다.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오르고, 이번 시즌 SK 유니폼으로 바꿔 입은 주희정이 13점·8도움·2스틸로 활약했다.

김진 SK 감독은 개막 직전 포인트가드 주희정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하면서 “물과 기름 같았던 SK 팀워크에 유화제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는 2007~2008 시즌 정규리그 5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랐을 뿐, 2002~2003 시즌부터 7시즌 동안 6시즌이나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것도 ‘호화 군단’으로 불릴 정도로 화려한 멤버를 자랑하면서도 성적은 늘 하위권을 헤맸다.

하지만 SK는 달라졌다. 변신의 키플레이어는 단연 주희정이었다. 주희정은 속공 플레이를 이끌어 가면서도 노련하게 공격을 조율했다. ‘주희정 효과’는 방성윤(22점·3점슛 2개)의 변신으로 확실하게 드러났다.

과거 외곽을 어슬렁거리면서 이기적인 플레이를 했던 방성윤은 골밑에서 몸싸움을 벌였고, 매치업의 우위를 이용해 돌파를 시도했다. 1쿼터 중반 주희정의 패스를 받기 위해 한 박자 빨리 골밑으로 뛰어들어가는 모습이 대표적인 장면이었다. 승부처인 3쿼터 후반에는 전자랜드 외국인선수 크리스 다니엘스의 수비를 달고서 레이업슛을 성공시킨 후 파울까지 얻어내 추가 자유투를 성공시켰다.

4쿼터 후반 전자랜드가 추격해오자 방성윤은 먼 거리에서 3점슛을 꽂아 넣어 74-67로 달아났다. 이번 시즌 3점슛 거리가 6.75m(종전 6.25m)로 늘어나면서 방성윤의 주특기인 먼거리 3점포까지 빛을 발휘한 순간이었다.

반면 전자랜드는 고비에서 에어볼을 날리며 멀어진 슛거리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전자랜드는 서장훈(23점·8리바운드)이 고군분투했지만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SK는 팀워크가 살아나면서 주전들이 고루 제몫을 해냈고, 이것이 전자랜드와 접전을 벌이면서도 승리를 따낸 비결이었다. 시즌 개막 직전까지 발목 피로골절 때문에 고전했던 김민수는 전자랜드 서장훈을 수비하면서도 17점·3리바운드로 활약했다. 주희정은 경기 후 “아직 몸이 좋지 않은데도 열심히 뛴 방성윤과 김민수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독한 개인훈련으로 유명한 주희정이 야간 훈련을 하는 바람에 후배들까지 함께하느라 괴롭다는 말이 나오자 “우승하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경 기자 , 사진=이영목 기자

◆프로농구 전적 (16일)

SK(1승) 80 : 73 전자랜드(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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