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남성교수 9명 중창단 매달 병원찾아 위문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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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믿을 수 있나요 나의 꿈속에서/너는 마법에 빠진 공주란 걸…. " (가요 '마법의 성' )

18일 오전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굵직한 화음이 흘러나왔다. 노래의 주인공들은 이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는 남성교수 9명. 강철희(姜哲熙.사회복지학).김동근(金東勤.교목실).김철기(金哲基.통계학).박승수(朴承秀.컴퓨터학).이종목(李鍾穆.한국화).장동훈(張東薰.시각정보디자인).진승권(陳承權.사회학).채기준(蔡淇俊.컴퓨터학).황규호(黃圭浩.교육학)교수.

이들 '이화여대 남성교수 중창단' 은 오는 29일 첫 콘서트(오후 7시30분 이화여대 중강당)를 앞두고 지난달부터 맹연습 중이다.

중창단은 3년 전 교내 성가대 연습 도중 "남자들끼리만 한번 불러보자" 는 의견이 나오면서 출범했다.

대학 시절 보컬그룹 활동(박승수 교수).대학 가요제 출전(김철기 교수) 등 참여 교수들의 다양한 음악 경력이 밑거름이 됐다.

이후 교수들은 한해 두 세차례 교내 채플시간에 3천여명의 학생 앞에서 찬송가와 대중가요 등을 부르며 소프라노와 알토 일색의 캠퍼스에 바리톤과 테너의 묘미를 전하고 있다.

남성교수들이 피아노 반주를 맡은 여학생을 둘러싸고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학생들은 '백설공주 오빠들' 이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3대 백설공주' 로 올해 피아노과를 졸업한 이은정(李銀晶.여.23)씨가 맡고 있다. 중창단은 지난 학기부터는 활동무대를 학교 밖으로 넓혀 한 달에 한차례씩 중앙대병원.고려대병원 등지에서 환자 위문공연을 하고 있다.

단장 박승수 교수는 "단조로운 캠퍼스생활 속에서 작은 즐거움을 발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실력으로도 인정받고 싶다" 고 말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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