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양키스· 메츠, 뉴욕 찬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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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로빈 벤추라(뉴욕 메츠)의 타구가 흰 포물선을 그리며 셰이구장을 가로지르는 순간 뉴욕 메츠 선수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그라운드로 뛰쳐나왔다.벤추라도 다이아몬드를 도는 대신 동료들과 뒤엉켰다.

뉴욕 메츠가 연장 15회말 터진 벤추라의 끝내기 '그랜드슬램-안타' 로 벼랑끝에서 탈출했다. 벤추라는 홈런을 쳤으나 1루만 밟아 안타로 기록됐다.

메츠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뉴욕에서 벌어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리그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연장 15회까지 가는 숨막히는 접전 끝에 4 - 3으로 승리, 2승3패를 기록하며 꺼져가던 불씨를 되살렸다.

1승3패의 메츠는 9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배수진' 을 쳤고 이날 월드시리즈 티켓을 따내려던 브레이브스도 에이스 그레그 매덕스와 특급마무리 존 로커를 포함한 6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선취점은 메츠가 뽑았다. 1회말 메츠의 존 올러루드는 브레이브스의 '컴퓨터투수' 매덕스의 4구째를 통타,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초반 기세를 올렸다.

2 - 0.

반격에 나선 브레이브스는 4회초 브렛 분과 치퍼 존스의 연속 2루타로 1점을 따라붙은 뒤 브라이언 조던의 좌전안타로 다시 1득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5회부터 14회까지는 피말리는 '0' 의 행진. 2 - 2로 팽팽히 맞선 연장 15회초 브레이브스는 좌전안타로 출루한 월트 와이스가 2루를 훔친 뒤 케이스 록하르트가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3루타를 터뜨리며 긴 승부에 종지부를 찍는 듯했다.

그러나 메츠는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연장 15회말 샤원 던스턴의 안타에 이은 두개의 볼넷으로 1사 만루를 만든 뒤 디비전시리즈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 토드 프랫이 볼넷을 얻어내 3 - 3 동점. 계속된 만루에서 벤추라의 끝내기포로 '5시간46분짜리 드라마' 는 막을 내렸다.

한편 보스턴에서 벌어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는 뉴욕 양키스가 앤디 페티트-마리아노 리베라의 황금계투와 9회초 터진 리키 레디의 만루홈런으로 보스턴 레드삭스를 9 - 2로 제압, 3승1패로 월드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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