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GO 세계대회 결산] '21세기 인간존중시대' NGO가 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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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전세계 1백여개국 1천여 단체가 참가, '20세기 마지막 NGO올림픽' 으로 불리던 '99서울 NGO세계대회가 5일간의 장정을 성공리에 마치고 15일 폐막됐다.

대회 규모와 내용.성과 등에서 괄목할 만한 기록을 남긴 이번 대회는 무엇보다 'NGO 신흥강국' 으로서의 한국에 대한 국제적 위상을 높인데다 국내 NGO들에 국제적 감각과 연대 계기를 마련해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대회 진행〓처음 치러본 국제대회치곤 대성공이었다는 게 국내 NGO의 자평이다. 대회조직위 유재현 사무총장은 "이번 서울대회는 국제대회 수준으로 볼 때 A급 진행" 이라고 말했다.

대회장 시설.숙소.안내 자원봉사자 등 모든 면에서 웬만한 국제대회 수준을 훨씬 능가했다는 것이다.

사실 이번 대회는 올림픽 체조경기장을 비롯, 올림픽공원의 거의 전 시설을 이용하고 자원봉사자도 7백여명이나 동원돼 시설이나 진행면에서는 일단 큰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일부 외국인 초청이 늦어지고 종합 정보안내센터가 설치되지 않아 참가자들이 한동안 우왕좌왕하는 등 진행상 크고 작은 문제점도 노출됐다.

◇ 참가 규모〓이번 대회는 외국NGO들의 참가숫자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국제적 전문 단체들이 대거 참가한 것이 큰 성과였다.

8백여개의 외국NGO 중 상당수가 국제사회복지협의회(ICSW).국제자원봉사협회(IAVE)와 같은 복지.의료.자원봉사계 등 전문분야의 국제단체들이었다.

이는 서울대회 3자 공동주최자 중 유엔 민간단체협의회(CONGO)측에 등록된 2천여개의 세계 NGO들이 대부분 그같은 전문분야별 단체였기 때문이다.

유사무총장은 "이번 대회는 주로 사회행동을 전개해온 국내 시민운동단체들이 외국의 기능별 전문 단체들을 접해 국제적 '개안' 을 한 귀중한 경험을 안겨줬다" 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전문단체와 일반.학생들의 참가가 크게 부족해 아직도 NGO에 대한 인식과 참여가 만족하지 못한 수준임을 드러냈다.

구삼열(具三悅)유니세프 특별고문은 "각 대학 국제대학원 학생들에겐 좋은 실습기회였는데 거의 보이지 않았다" 며 아쉬워했다.

◇ 학술 내용〓지난 10여년간 각 NGO 국제대회에서 제기된 이슈들을 종합결산하는 것이 이번 대회의 목적. 이 점에서 조직위측은 "10개 주제별로 대체적인 평가가 이뤄졌다" 며 만족해 했다.

환경(리우).사회복지(코펜하겐).여성(베이징)등 분야별 세계대회 후 각국의 이행실태 등이 전체회의 및 주제별 종합회의에서 보고서로 제출되고 논의됐다.

이번 대회는 이같은 점에서 내년 5월로 예정된 NGO 유엔밀레니엄포럼과 유엔총회에 귀중한 참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기타〓이번 대회에는 유엔의 개입으로 국제 전문단체들이 대거 참가한데다 중국과 일본이 예상밖으로 각각 2백50여명, 1백50명의 대규모 대표단을 끌고 왔다.

이로 인해 한국이 주도한 극동아시아 NGO협의체가 탄생될 중요한 전기가 마련됐다.

이창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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