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군부 쿠데타] 쫓겨난 샤리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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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샤리프(51)총리는 97년 재집권에 성공한 뒤 ▶경제난 극복▶군부의 정치적 영향력 배제▶야당의 제압이라는 세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 시도했다. 이번 쿠데타로 그 노력은 실패한 셈이 됐다.

97년 선거에서 상하 양원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확보한 샤리프는 대통령이 총리를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을 박탈해버렸다.

부패척결을 앞세워 베나지르 부토가 이끄는 야당을 조직적으로 약화시켜 나갔다. 이 과정에서 언론탄압 시비도 일어났다.

지난해엔 군부가 공식적으로 정치적인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는 전 참모총장을 해임하면서 군부와의 갈등이 불거졌다.

지난 9월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군부가 간접적으로 지원해온 카슈미르 반군을 일방적으로 철수시키기로 하면서 군부와의 갈등이 고조됐다.

인도에 대항해 핵실험을 강행해 서방국가들의 경제제재를 초래했다. 경제는 어려운데 긴축재정을 밀어붙여 국민들의 불만을 샀다.

유명한 산업자본가 집안에서 태어나 주로 도시 유권자들을 대변해 왔다.

군부정권 시절인 지난 80년 최고 통치자 지아 울 하크의 추천으로 펀자브 주정부의 재무장관으로 기용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90년 처음으로 총리가 됐으나 93년 총선에서는 부토 여사에게 패배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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