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 지도가 바뀐다] 33. 한신대派의 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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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한신대는 한국 진보의 상징이다. 아직도 한신대가 이처럼 여겨지는 것은 한신대파의 선배들이 일궈놓은 토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신대파의 학문적 토대는 고 김재준(전 한신대 이사장)목사로부터 비롯된다. 역사 참여적 진보신학의 선구자로 기억되는 그는 성서를 학문적 입장에서 접근한 신학자.

50년대 김목사가 성서의 역사성과 문자적 오류를 지적함으로써 일어난 신학논쟁은 기장(한국기독교장로회)신학이 독립하는 계기가 됐고 한신대는 이 기장신학을 이뤄낸 산파역할을 해냈다.

진보주의적 신학의 전위 역할을 맡은 김재준 목사를 이어 고 서남동 목사.문익환 목사.안병무 박사 등은 한국의 신학을 '민중신학' 이란 이름으로 자기 반성케하고 민중신학을 학문적 지평 위에 부상시킨 인물들이다.

이들은 모두 한신대 교수를 지냈다. 이중 문익환 목사는 한신대파 지식인으로 빼놓을 수 없는 인물. 대표적인 재야 인사이자 민중신학의 기틀을 닦았으며 80년 후반 이후 벌어진 통일운동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이밖에 문익환 목사의 동생으로 민중신학의 대가로 통하는 문동환(한신대 명예교수)목사, 한국의 대표적 여성신학자이자 재야 민주화 운동가 이우정(전 한신대 교수)박사, 82년 국내 학자로는 처음으로 마르크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정통 마르크스주의 연구자 김수행(서울대 경제학부.전 한신대)교수 등이 그 토대를 닦은 굵직한 인물들이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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