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현장에서] 협동조합 통합 '진도 나갑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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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협동조합 통합에)정부가 성의가 없는 건지, 농협이 의욕이 없는지를 대답해 보세요. " (국민회의 金珍培의원), "가뜩이나 부실한 조합들이 합쳐 거대조직으로 통합됐을 때 당초 목적한 개혁효과를 낼 수 있다고 봅니까. " (자민련 許南薰의원)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의 7일 농협중앙회 국정감사는 협동조합 통합에 초점이 모아졌다. 여야 의원들은 엄청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 밀어붙여 관련법까지 통과한 통합작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질타했다.

'농업협동조합중앙회 설립위원회가 축협은 빠진 채 구성됐는데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겠느냐' 는 질타도 있었고 '한시가 급한데 지금까지 겨우 두차례 모임만 갖는 등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 는 지적도 나왔다.

의원들이 가장 중점적으로 우려를 표시한 부분은 농협 자체 부실도 심각한 상태에서 축협과 통합하면 부실이 더욱 심화되지 않느냐는 부분이었다.

특히 통합법을 주도적으로 통과시킨 책임 때문인지 국민회의측의 발언강도가 셌다.

국민회의 송훈석(宋勳錫)의원은 "농림부의 안이한 판단으로 지원이 저조해 통합 첫해부터 농협에 거액의 적자가 불가피하다" 면서 "이럴 경우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고 농업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던 통합의 목적이 크게 훼손될 것" 이라고 주장했다.

야당 의원들도 법까지 만들어놓고 정부.농협이 질질 끄는 것은 너무 무책임하다는 주장이었다.

농협 입장에서 고마운(?)지적도 있었다.

의원들은 '내년 7월까지 통합을 마무리하기 위해 농협은 2000년 예산에 4천7백88억원을 요구했는데, 불과 6백억원만 반영됐다' 면서 이 돈으로 사업 추진이 가능하냐고 물었다.

'이 정도로는 차질이 불가피하다' 는 답변은 당연한 것. 일부 직원 사이에서는 "봐주자는 건지 질타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는 해석도 나왔다.

대안제시는 없고, 질타와 걱정으로 일관한 분위기였다.

김시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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