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러웨이 스폰서 파기로 본 존 댈리 알콜중독 이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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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괴력의 장타자' 존 댈리 (33.미국) 는 구제불능인가. 술과 도박을 끊고 새 사람이 된 것처럼 보였던 댈리가 메인스폰서인 캘러웨이사로부터 '술과 도박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는 이유로 16일 스폰서계약을 파기당했다.

그러자 댈리는 17일 자신의 웹사이트 (http://www.gripitandripit.com) 를 통해 "나는 알콜중독이라는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반드시 극복해낼 것" 이라며 캘러웨이측의 일방적인 결정에 너무 실망스럽다고 항변했다.

캘러웨이측은 댈리가 언제부터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댈리의 측근은 두달 전부터 다시 술을 퍼마시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댈리는 그동안 술에 취한 듯한 행동을 여러 차례 보여왔다.

지난 6월 US오픈에서는 한 홀에서 11타를 치게 되자 그린에서 굴러내려오는 공을 쳐버려 동반자를 황당하게 만들었다.

또 4개월 전 메모리얼토너먼트 때는 약 3m거리에서 무려 여섯 차례나 퍼팅을 한 뒤 짐을 꾸려 코스를 떠나버리기도 했다.

8세 때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한 댈리는 지난 92년 알콜클리닉에서 치료를 받은 뒤 95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 완전히 새 사람으로 거듭난 듯 보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97년 플레이어스챔피언십대회 도중 댈리는 호텔방에서 기물을 부수고 두번째 부인을 폭행해 이혼을 당했다.

이로 인해 당시 계약사인 윌슨사로부터는 계약을 파기당하는 등 술로 패가망신했다. 이후 재활에 몸부림쳐온 댈리는 지난해 한 골프대회 도중 팔을 겨드랑이에 끼고 벌벌 떠는 모습이 TV에 잡혀 그가 혹독한 '술과의 전쟁' 을 치르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술에 취해 몇타를 쳤는지도 모른 경우도 있다" 고 털어놓았던 댈리가 새 사람이 돼서 다시 특유의 장타력을 뽐낼 수 있을지 두고볼 일이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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