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산이 징검다리 될까…YS-이총재 상봉 촉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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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영삼 (金泳三.YS) 전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 (李會昌) 총재의 관계가 개선될까. YS의 민주산악회 (민산) 재건 연기로 李총재에겐 걸림돌이 일단 치워졌다.

관계악화로 치닫던 상황이 멈춘 대신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움직임이 양측에서 동시에 일고 있어 주목된다.

YS는 16일로 예정된 민주계 의원 만찬모임을 취소했다.

"또 정치적 행위를 하려 한다는 오해를 사기 싫어서" (朴鍾雄의원) 라는 게 그 이유다. 이에 대해 李총재측은 "현명한 판단" 이라고 평가한다.

뿐만 아니라 李총재와 YS의 회동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측근들도 있다.

한 당직자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李총재가 YS를 만날지 모른다" 고 말했다.

YS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李총재측에서 이런 얘기가 나오는 까닭은 PK (부산.경남) 를 의식했기 때문이다.

YS와의 관계개선을 통해 李총재의 PK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李총재에 대한 YS의 인식을 바꿔 향후 차기 대선을 위한 당내외 경쟁에서 YS의 방해 가능성을 차단하고, 비주류 포섭 분위기도 조성하자는 구상이다.

물론 YS와의 만남을 반대하는 견해도 만만찮다.

"3金정치 청산을 내세운 마당에 YS를 만나면 李총재의 이미지만 버린다" "YS의 파괴력이 예전같지 않다" 고 말하는 측근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PK를 노리는 쪽은 李총재뿐만이 아니다.

YS의 영향력이 줄어든 이곳을 지지기반으로 삼으려는 차세대 주자들의 경쟁이 뜨겁다.

한나라당에선 최병렬 (崔秉烈) 부총재가 부산 출마를 검토 중이다.

그의 움직임은 李총재와 YS의 회동문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민산 재건에 적극적이었던 김광일 (金光一)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부산 출마는 거의 확실한 상태다.

국민회의에선 노무현 부총재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한이헌 (韓利憲.무소속)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강서을 출마를 결심했고, 전국구를 선호했던 서석재 (徐錫宰) 부총재도 부산 사하갑 지역 재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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