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괴물투수' 마쓰자카 투구는 예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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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통나무 같이 단단한 허벅지와 학 (鶴) 처럼 부드러운 발목. 일본의 '괴물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 (세이부 라이언스) 의 투구는 단단함과 부드러움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예술' 이었다.

키 1m80㎝인 마쓰자카는 투수로선 비교적 단신이지만 24인치는 족히 될만한 엄청난 허벅지가 몸을 지탱한다.

튼튼한 하체는 투구시 안정감을 주면서 발끝을 이용한 '킥' 을 부드럽게 한다.

마쓰자카는 튼튼한 하체 덕택에 투구 때 학처럼 춤을 추는 킥의 균형이 한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마쓰자카는 빠른 공보다 변화구 (주로 슬라이더)에 의존했다.

마쓰자카는 대만 타선에 왼손타자가 없는 것을 의식한 듯 파워히터는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하위타선은 옆으로 휘어나가는 슬라이더로 승부했다.

빠른 볼은 자신의 최고 구속 1백56㎞에는 못미치는 1백51㎞가 이날 최고 스피드였다.

그러나 볼끝이 살아 있었고 완벽한 코너워크를 구사했다.

그러나 마쓰자카는 투구 리듬을 조절하는데 문제가 있었다.

2회초까지 빠른 템포로 진행되던 경기는 2회말 일본공격에서 시간을 끌었고 이때 마쓰자카의 투구 리듬이 흐트러졌다.

3회초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내준 다음 승부를 서두르다 빗맞은 안타 2개로 한 점을 내준 것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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