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들의 장.단점 분석…가드너 著 '비범성의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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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작곡에 관한 모든 내용을 완벽하게 숙달해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낸 모차르트. 정신 분석학을 창안해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한 프로이트. 잠재된 욕구와 의식의 작용을 문학작품에 반영한 작가 버지니아 울프. 리더십과 모범적인 행동을 통해 타인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지도자 간디.

이 네 사람은 천재는 하늘이 정하는 것이 아니란 것을 보여주기 위해 미 하버드대 하워드 가드너 (교육학) 교수가 선택한 '비범한' 파트너들이다.

역사는 이들처럼 비범한 소수에 의해 변혁의 계기를 마련해온 것이 사실이다.

또 다수의 사람들은 위대한 창조자와 대가의 경지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은 논리적 귀결인지도 모른다.

가드너 교수가 쓴 '비범성의 발견' (문용린 옮김.해냄.8천원) 은 이런 전제를 바탕으로 교육심리학적 관점에서 비범성의 비밀을 탐구한다.

모차르트.프로이트.울프.간디의 공통점과 상이점을 집중 분석하며 비범함의 실체를 보려하는 것이다.

흔히 비범성이나 천재성이란 IQ나 예술적 재능과 연관지어 졌었다.

제도교육 역시 비범함의 범주를 언어.분석 능력에 국한시켜 집중적으로 평가해왔다.

하지만 가드너는 지적능력에다 개인의 소질과 그 적성에 맞는 분야 그리고 그 업적을 인정해주는 사회의 측면도 고려되야 한다는 '다지능이론' 을 통해 천재를 바라보는 인식을 넓혀놓으면서 모차르트 등의 비범성도 이 잣대로 비춰본다.

예를 들어 모차르트는 다지능 중 음악지능이 탁월한 인물이었고 프로이트는 대인.언어.내성 지능이 높았던 사람으로 그들은 새로운 영역의 개척을 위해 필요한 사회적 지지를 적절히 활용했다는 것이다.

이런 연구 결과 위대한 인물들이 공유하는 점은 흘러넘치는 원초적인 힘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오히려 자신의 장점과 약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의 삶에서 경험한 것들을 날카롭게 분석하며 일상에서 불가피하게 부딪치는 장애물들을 미래의 성공으로 바꾸는 그들의 특별한 능력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저자는 비범성을 수년 수십년 된 경험의 결과로 간주한다.

그가 말하는 비범한 사람이 갖출 조건 세 가지는 이런 거다.

매일 삶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꼼꼼히 고려해 보는 자기성찰,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는 균형감, 이를 경쟁력 있게 이용하면서 실수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는 토대화. 물론 이런 것들을 습관화해 비범성으로 승화시키기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가드너가 천재와 보통사람의 차이는 결국 크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법론과 결과물의 도출은 새롭다.

"당신이 축복받았건 저주받았건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당신의 독특한 점을 찾아내 그것을 최대한 이용하라. 그리고 많은 경험을 쌓아라. 그것이 자신에게 소중한 것이 되고 자신을 자극할 수 있다" 는 가드너의 지적은 천재성이 멀게만 느껴지는 보통사람들에게 더 나은 삶의 위한 희망의 메시지가 되기 충분하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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