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를 국빈방문 중인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14일 오클랜드의 숙소인 칼튼호텔에서 수행 취재기자 간담회를 갖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 결과를 소개하고, 북.미회담 타결에 대한 평가와 함께 남북관계에 대해 언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 APEC에 대해 평가해 달라.
"개도국과 회원국 국내에서 고통받는 중소기업과 중산층.서민들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아태지역의 안정이 있다는 우리의 주장이 큰 공감을 얻었다. 국내에서 말한 생산적 복지를 국가간 문제에도 적용해 단순히 빚을 탕감하고 원조하는 게 아니고 개도국 사람들을 교육시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데 합의를 봤다. 10주년을 맞은 이번 회의는 획기적 전환점이라고 생각한다. "
- 베를린 북.미회담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또 향후 남북대화를 전망해 달라.
"한마디로 희망적 성과다. 긴급사태는 해결됐다. 이번 일이 성공한 것은 한.미.일 3국의 긴밀한 공조로 틈새를 안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국.러시아 등 북한의 전통 우방들이 우리의 포용정책을 지지, 북한에 대해 강력히 권고한 덕도 컸다. 세계 여론도 그랬다. 중국과 러시아에 감사한다.
성공의 원인은 우리의 '윈 - 윈' 전략 때문이다.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으면서 서로 성공하는 전략이다.
북한이 필요한 것 중 우리가 줄 수 있는 것을 주고, 북한도 우리가 필요한것을 줌으로써 서로 이롭게 하는 것을 말한다.
앞으로도 그렇게 해야 한다.
그것이 포용정책의 골자다.
의심과 불신만 없다면 성공할 수 있다.
우리는 감춘 적이 없다.
항상 북한에 대해선 일희일비 (一喜一悲) 해서는 안된다.
흔들림 없이 일관성 있게 나가야 한다.그래야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남북대화에 대해 구걸하거나 초조하게 임하지 않겠다.
한반도에 전쟁이 없다는 믿음이 있어야 북한에도 여러나라의 투자가 들어간다.
그러자면 남북관계가 좋아야 한다.
해외 투자자들은 우리 기업들과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임기 중 통일이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런 과욕을 부리지 않는다.
나는 임기 중 한반도의 냉전 종식을 바란다.
북한 동포들이 밥이라도 배불리 먹게 도와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내 임기 중 그것이 최대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
- 북.미회담에서 이뤄진 이면합의 내용은.
"빌 클린턴 미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설명을 듣고, 샌디 버거 백악관 안보보좌관으로부터도 들었으나 이면합의가 있다는 것은 듣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회담 결과에 대해 '이 정도면 됐다' 고 생각하는 것 같다. '1단계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고 우리에게 얘기했다. "
- 대우 사태로 국내 투신사와 은행의 경영여건이 부실해졌는데 구조조정을 다시 과감히 할 생각은.
"대통령과 정부는 굳은 결심을 갖고 강한 체질을 가진 금융기관을 만들기 위해 계속 지켜보면서 문제점이 나타날 때 도울 일이 있으면 돕고, 주의시킬 일이 있으면 주의시킬 것이다. "
오클랜드 = 이연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