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이기명.황준묵 교수 연구전념위해 학교떠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젊은 서울대 교수 2명이 최근 연구에 전념하기 위해 사표를 내고 한국과학기술원 (KAIST) 부설 고등과학원으로 옮긴 것으로 밝혀져 교수사회의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전 서울대 물리학과 이기명 (李淇明.40) 교수와 수학과 황준묵 (黃準默.35) 교수.

지난달말 고등과학원으로 옮긴 이들이 사표를 낸 이유는 강의와 행정잡무 시간이 부담돼 연구에 전념할 수 없다는 것. 강의시간의 경우 1주일에 6시간으로 다른 대학이나 교수들에 비해 비교적 짧은 편이었지만 제대로 된 강의를 위해선 강의시간만큼 준비가 필요해 실제로는 1주일에 12시간씩 빼앗길 수밖에 없었다.

또 연구비를 확보하려면 연구비 신청서부터 일일이 서류를 준비해야 하고 학생 지도까지 신경써야 하는 등 각종 행정 잡무도 많아 연구에만 몰두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그러던 차에 고등과학원에서 교수로 오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았고 이들은 이같은 문제에 신경쓸 필요가 없는 곳으로 옮기려고 흔쾌히 사표를 냈다.

李교수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나이가 아직 젊다보니 연구에만 전념하고 싶었다" 며 "50대쯤 되면 후학을 키우는데 관심을 둘까 생각 중" 이라고 말했다.

李교수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양자장이론을 전공, 물리학박사 학위를 받고 같은 대학에서 8년간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해 서울대에 임용됐으며 黃교수는 미 하버드대에서 기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로틀담대에서 3년간 교수생활을 하다 96년 서울대에 부임했었다.

배익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