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평화군 수용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하비비 대통령의 PKF 수용 결정이 방송으로 보도되자 주민들이 수용된 딜리 난민캠프에는 환호성이 터져나오고 소녀들이 달려나와 외신기자들에게 키스를 퍼붓는 등 자축 분위기. 이들은 "PKF 파견으로 드디어 생명을 구했다" 며 "국제여론에 감사한다" 고 말했다.

그러나 딜리 시내에는 여전히 민병대들이 거리를 장악하고 있어 정막이 계속됐다.

○…TV로 긴급 기자회견을 지켜본 자카르타 시민들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풀죽은 표정이 역력했다.

긴급 각료회의가 소집되면서 중대발표설이 퍼지자 호주대사관 앞에서 "PKF 파병 반대" 를 외치던 대학생들의 거리 시위도 이날은 자취를 감췄다.

○ …하비비 대통령은 담담한 표정으로 외신기자들을 위해 영어로 발표하기에 앞서 인도네시아어로 대국민 선언을 낭독해 격앙할지도 모를 국민 감정에 신경을 쓰는 모습. 그는 "이번 결정은 민주주의와 경제개혁이란 정책의 일관성을 위해 내려진 것" 이라며 국민의 양해를 구했다.

또 위란토 국군사령관을 비롯해 군부 지도자와 주요 각료들도 주변에 배석시켜 인도네시아 최고 수뇌부의 합의사항이라는 점을 은연 중에 내비치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뉴질랜드 APEC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각국 정상들도 이번 결정을 일제히 환영. 클린턴 대통령은 "이른 시일 안에 PKF 파병이 이뤄져야 한다" 고 강조했다고 샌디 버거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전언. 또 가택연금에서 풀려나 호주에 체류 중인 동티모르 독립 지도자 사나나 구스마오는 "하비비 대통령의 용기 있는 결정" 이라고 반겼다.

외신종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