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정식 종목된 7인제 럭비 ‘제2 쇼트트랙’으로 키운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한국 럭비가 쇼트트랙 성공을 거울 삼아 올림픽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럭비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부터 남녀 7인제 경기가 각각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박태웅 대한럭비협회 사무국장은 “7인제 경기는 쇼트트랙과 사정이 비슷하다. 한국이 파워를 요하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약하지만 스피드가 생명인 쇼트트랙에서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힘보다는 스피드가 중요한 럭비 7인제 경기에선 우리도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축구장 크기의 경기장을 쓰는 7인제 럭비는 전·후반 각 7분으로 체력도 큰 변수가 되지 않는다. 스피드와 조직력, 그리고 상대의 허를 찌르는 두뇌 플레이가 관건이다. 이 때문에 럭비의 불모지 한국은 7인제 국제대회에서 종종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1997년 럭비월드컵에서 아시아팀 최초로 8강에 올랐다. 15인제 경기에서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는 일본도 7인제에서는 한국에 밀린다. 한국은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98 방콕 대회부터 2연패를 했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에 금메달을 내준 한국은 내년 광저우 대회 때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박태웅 사무국장은 “국제대회에서 잉글랜드·뉴질랜드 같은 럭비 강국을 꺾기도 해 한국은 항상 복병으로 통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아시아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럭비대표팀 김연기 감독은 “80~90년대와 비교하면 한국 럭비는 최근 다소 침체에 빠져 있다. 저변이 줄어들고 있지만 동기부여를 할 만한 계기가 없었다. 이런 점에서 올림픽 종목 채택은 한국 럭비가 예전의 실력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반겼다. 럭비협회는 조만간 여자대표팀도 구성할 방침이다.

장치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