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인의 삶.세계관 소개…'이집트 사자의 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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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나는 신들과 함께 거주하는 달의 신입니다. 나는 죽지 않고 다시 일어섰습니다. 오 호루스여, 당신은 모든 신들 가운데 가장 고귀합니다. " ( '사자의 서' 의 주문 8장 중 일부)

이집트 문명은 사자 (死者) 의 문명이며 그 역사는 죽은 자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독특하고 매력적인 죽음의식과 내세관을 지니고 있다.

그 내세관은 '부활사상' 으로 요약되는데 이집트 신전의 사제들은 그들의 의식과 주문으로 죽은 자를 영원한 삶으로 이끌 수 있다고 믿었다.

이런 이집트의 내세관을 담은 방대한 비서 (秘書)가 '사자 (死者) 의 서 (書)' 다.

이집트 왕조 성립이전부터 왕국의 멸망까지 무려 3천여년에 걸쳐 수 많은 사제들이 남긴 주문을 모은 이 책은 인간과 신의 동일성에 기초해 누구나 신이 될 수 있다는 오시리스 사상에 근거하고 있어 '부활의 서' 로도 불린다.

소장 인류학자 서규석 (40) 씨가 엮은 '이집트 사자의 서' (문학동네.1만4천원) 는 원본 '사자의 서' 를 중심으로 이집트의 신화와 죽음의식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국내 처음으로 '사자의 서' 를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영국 대영박물관의 이집트학 실장이었던 윌리스 벗지, 독일학자 렙시우스 등의 저서를 기초로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서씨가 재구성한 것.

모두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이집트인들의 삶과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한 '천지창조와 부활의 신화' 편으로 시작해 '영원과 천국의 세계' 에서 이집트인들의 내세관을 설명하고 이어 1백90장으로 이뤄진 '사자의 서' 탄생 과정과 주문을 소개한다.

협성대 김성 (성서고고학) 교수는 "이집트의 독특한 장래풍습에 대한 가장 중요한 텍스트가 '사자의 서' 인 만큼 이 책의 소개로 일반인들의 이집트에 대한 이해를 훨씬 넓힐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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