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초점] 변화하는 증시…투자전략 어떻게 짜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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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최근 시장금리의 상승과 종목 차별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증권가에서는 이제 증시가 본격적인 실적장세로 진입하는 시기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리 인하에 따라 시중 자금이 풍부해져 주가가 오르는 금융장세와 달리 실적장세란 경기회복에 따라 금리가 다소 오르더라도 기업실적의 뒷받침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국면을 말한다.

증시전문가들은 금융장세가 완전히 끝났느냐에는 이견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의 증시 움직임이 실적장세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는데는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등 반도체관련주들의 경우 종합주가지수가 대우사태이후 횡보 추이를 보이고 있음에도 강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 종목차별화 현상 = 지난 7월 9일 1, 027.93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종합주가지수는 이달 6일 943.22를 기록, 고점대비 8.2%가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국내의 대표적 우량주인 삼성전자는 15만7천원에서 24만5천원으로 56.1%나 가격이 올랐다.

또한 아남반도체.현대반도체.현대전자산업 등 다른 반도체주도 주가상승률이 두드러졌으며 최근에는 국제철강가격 회복과 엔화강세 수혜주로 꼽히는 포항제철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반면 대우계열사를 포함한 은행.증권.종금주는 지난 7월과 비교해 최근 주가가 절반 가까이 주가가 떨어진 기업들도 많았다.

◇ 실적장세 진입됐나 =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의 전진오 선임연구원은 "시장금리가 연 10%대에 들어선 것과 외국인들이 7~8월 대형우량주를 팔고 개별 중소형주를 사들이기 시작한 것을 기점으로 이미 실적장세는 시작됐다고 봐야한다" 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한증권 정의석 투자분석부장은 "아직 저금리를 바탕으로 한 금융장세가 완전히 끝났다고 볼 수는 없다" 면서 "최근 장세는 기관주도 장세의 연장선에서 실적 호전 대형우량주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봐야한다" 고 말했다.

◇ 어떤 종목이 주도할까 = 최근까지는 삼성전자와 포항제철 등 대형우량주가 증시를 주도해왔다. 하지만 앞으로 실적호전 대형우량주가 계속 상승세를 보일지 실적 호전 개별중소형주에 본격적인 매수세가 몰릴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 이지열 책임연구원은 "대우문제로 매수여력이 약화된 투신권이 예전처럼 적극적인 대형우량주 매수에 가담할 수 없는 상황" 이라며 "실적호전 대형우량주들의 경우 주가가 상당히 올라 앞으로는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저평가 개별중소형주가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이에대해 신영증권 장득수 조사부장은 "매수여력이 약화되기는 했지만 아직 증시 주도권은 기관투자가들이 갖고 있다고 봐야한다" 며 "기관의 경우 계속 대형우량주 중심 투자를 할 것이며 개인투자가의 경우 실적호전 중소형주보다는 우선주나 저가주 투자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고 밝혔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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