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로씨 귀국작전…극비 일정. 기내서 방탄복 착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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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재일동포 무기수 김희로 (金禧老.71.본명 權禧老) 씨의 출소와 귀국 (7일) 을 앞두고 한.일 양국에서 입체적인 귀국작전이 개시됐다.

일본 폭력조직이 金씨의 일본 출국, 국내 입국.체류 과정에서 테러를 해올 가능성에 대비해 특별 경호작전을 시작한 것이다.

◇ 출소 = 한.일 양국은 석방에 앞서 3일 새벽 金씨를 지금까지 수감 중이던 후추 (府中) 형무소에서 다른 교도소로 극비리에 이감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일본 법무성의 결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공식적인 출소일정은 변경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6일께 비공식적으로 풀려나 출국 공항 부근으로 은밀히 옮겨질 가능성도 있다.

◇ 일본 출국 = 양국은 당초 金씨의 출국 공항으로 예정됐던 도쿄 (東京) 의 나리타 (成田) 공항 대신 다른 공항을 이용할 방안도 검토 중이다.

우리 정부 관계자는 "출국 공항 변경과 함께 시간.항공편도 바꾸는 안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며 "당초 도착 예정시간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고 말했다.

일본 당국은 당초 이날 오전 6시30분쯤 金씨를 형무소에서 나리타 공항으로 호송, 오전 11시25분발 부산행 일본항공 (JAL) 편으로 金씨의 고국 행을 인도할 계획이었다.

일본 당국은 金씨 후견인인 박삼중 (朴三中) 스님이 형무소에 찾아가 金씨와 함께 버스를 이용해 공항으로 직행하는 계획이 언론에 보도되자 삼중스님의 동행 방침을 취소했다.

金씨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기내에서 삼중스님이 가져온 방탄복을 입게 된다.

◇ 입국 = 경찰은 金씨가 김해공항에 도착하면 심사대를 거치지 않고 트랩에서 내리자마자 곧바로 차량편으로 공항 활주로를 가로질러 이동시킬 방침이다.

경찰은 또 일본 야쿠자 조직원 11명이 부산으로 입국함에 따라 밀착 감시에 들어갔다.

◇ 관광 = 金씨는 국가정보원 요원들의 안내와 경찰의 특별 경호를 받으며 부산 모 호텔에서 여장을 푼 뒤 곧장 서울로 이동, 10일 동안 관광 길에 오른다.

2박3일 동안 서울관광을 시작으로 독립기념관.경주 등을 둘러본다.

金씨 방문지역의 각 지방경찰청에는 부산에서 구성된 신변경호조 이외에 5~6명의 경호조가 별도 편성돼 그림자 경호를 하게 된다.

도쿄 = 오영환 특파원, 부산 = 정용백 기자,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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