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국어 교육과 정원수 교수
충남대학교 국어교육과 정원수(50) 교수의 목표는 '한글의 세계화'다. 한글이 단순히 한국어만을 적는 문자가 아니라 세계 언어를 표기하는 공식 문자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알파벳 발음 표기는 일일이 풀어쓰는 방식이라 철자가 많고 복잡합니다. 반면 한글은 24개의 자모음만으로 간단하게 표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죠. 얼마전 인도네시아 소수민족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표기 문자로 채택했듯 이제 한글은 조만간 전세계로 수출하는 문화상품으로 자리잡을 겁니다."
한자 바탕의 중국어, 일본어를 비롯해 베트남과 터키어, 아랍어와 태국어 등 다양한 외국어에 한글표기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우선 중국어부터 공략해야 합니다. 중국어는 한국어와 음소(의미를 변별하는 최소의 소리 단위)체계가 거의 비슷해요. 때문에 중국인들은 한글을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죠. 그래도 무턱대고 '당장 한글이 중국어 표기 문자가 돼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해선 안됩니다. 그동안 수 백명의 유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설문조사 한 끝에 느낀 점은 중국인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고 지혜롭게 접근해야 한다는 거에요. '흑묘백묘(黑猫白猫)'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중국 정신을 설득해야 합니다."
정원수 교수가 대전 판암초등학교에서 발음을 한글로 표기하는 중국어 교육 방식을 가르치고 있다.
그의 소망은 한글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세계인들에게 교육하는 학교를 세우는 것이다. "로스쿨에서 전문 법조인들을 양성하듯 우리 나라 대학에서 한글과 한국의 문화를 전하는 글로벌 청년 리더들을 양성하면 어떨까요. 율곡의 '10만 양병설'을 요즘 인구에 도입하면 '500만 양병설'쯤 되겠지요. 한글의 세계화는 우리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도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이자 문화강국을 만드는 지름길입니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