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 93조원…올 보다 4조5천억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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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부는 내년 예산 규모를 올해보다 5% (4조5천억원) 늘어난 93조원 수준에서 편성하기로 했다.

추경예산을 뺀 올해 당초 예산과 비교하면 9.4% (8조원)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세수여건은 여전히 좋지않아 93조원을 충당하려면 내년에도 11조5천억원의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정부는 내년 예산편성에서 '8.15 경축사 후속대책' 에 따라 사회복지.교육투자 분야 예산을 넉넉히 편성하고, 그동안 소득감소로 고통받았던 중산.서민층과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민간부문과의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공무원 봉급 총액을 일단 올해보다 6.7% 올린 다음, 예비비로 인건비의 3%를 계상해 내년 7월 이후 민간과의 격차를 봐가며 추가로 올려주기로 했다.

만약 예비비 전액을 인건비로 돌린다면 공무원 연봉은 최대 9.7%까지 올라가는 셈이다.

진념 (陳稔) 기획예산처 장관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00년도 예산편성 방향' 을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陳장관은 "경제가 정상화됨에 따라 공공근로.중소기업 지원 등에 투입하던 예산을 올해 말로 끝내고 건전재정의 조기회복을 위해 재정증가 폭을 최소화했다" 고 말했다.

내년 세입은 경제성장에 힘입어 올해의 75조6천억원보다 다소 늘어난 81조원으로 전망됐지만 세출 소요는 이보다 높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 (GDP) 의 3.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지난해 처음 삭감됐던 국방비는 인건비 증가요인을 감안해 재정규모 증가율 수준인 5% 정도 증가된다.

기획예산처는 이같은 내용의 예산안을 2~9일 당정협의, 6일 시.도지사협의회를 거쳐 21일 국무회의에서 정부안으로 확정키로 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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