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유도 청문회] 김태정씨 증언태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청문회장에 나온 김태정 전 검찰총장은 시종 착잡한 표정이었다.

전직 검찰총장이 재직시 일을 추궁당하는 것이 처음인데다, 1주일 전 부인 연정희 (延貞姬) 씨가 옷 로비 청문회에 섰기 때문에 그의 심정은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金전장관은 눈을 내리깐 채 연신 손수건으로 목 뒷부분의 땀을 닦아냈으며, 일부 의원의 호통에는 고개를 비스듬히 돌렸다.

또 자신을 정치검찰이라고 비난하는 추궁에는 입술을 일 (一) 자로 꾹 다물었다.

◇ 진형구씨와의 인연.악연 = 金씨 (사시 4회) 는 진형구 (秦炯九) 전 대검 공안부장 (사시 11회)에 대한 여러 가지 감정을 드러냈다.

"秦씨가 부지런하고 명철해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는 것이 金씨가 밝힌 秦씨 발탁 사유. "아끼는 후배검사이자 동료검사" 라고도 했고, "秦씨는 공안부장으로서 부지런하고 발빠르게 대처했다" 고 칭찬도 했다.

그러나 秦씨의 '폭탄주 발언' 에 대해선 유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秦씨에 대한 호칭을 생략한 채 "이런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진형구를 나무란다" "자기가 총장보다 더 똑똑하다고 과시하려 했는지…" 라는 등 秦씨를 비난했다.

◇ 정치검찰 논란 = 한나라당 의원들은 "검찰을 권력의 시녀로 철저히 망가뜨린 사람" (安商守의원) , "YS에게 충성 맹세하고 총장이 됐다" (李炯培의원) , "DJ비자금 수사를 은폐축소해 법무부장관에 발탁됐다" (徐勳의원) 고 몰아붙였다.

金씨는 "나는 이 청문회장이 정치 선전장이 아니라고 확신하며 법과 양심에 따라 행동했다" 고 받아쳤다.

이상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