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증시전망] 엔고로 수출 잘되는 종목 유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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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지난주는 신고가를 기록하는 종목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삼성전자.한국전력.한국통신.포항제철.SK텔레콤 등 '빅5' 종목들이 장세의 확실한 버팀목으로 작용했다. 그 덕분에 힘겹게나마 주가지수 960선이 회복됐다.

무디스사의 한국 신용등급 상향조정 검토 소식과 함께 외국인들은 핵심 블루칩을 중심으로 대거 '사자' 몰이에 나섰다. 주식형수익증권 수탁고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는 등 시중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는 현상도 되살아 났다.

주가지수 선물의 시세가 현물 주식보다 낮은 선물 저평가 현상이 해소되면서 선물과 연계된 기관들의 프로그램 매수까지 가세했다. 오랜만에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장세가 연출된 것이다.

이번주 증시의 가장 큰 관심사는 대우 계열사의 워크아웃이라는 충격을 어떻게 큰 동요없이 흡수하느냐다. 워크아웃은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의 고육책이라고 판단되며 이를 어떻게 구조조정의 촉매제로 활용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정부의 강력한 재벌개혁 의지, 수익증권 환매 제한, 대우 워크아웃 등 일련의 초시장적 조치들은 정부의 단호한 정책 방향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만큼 시장의 시스템이 불안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동안 실질 금리수준을 반영하지 못했던 회사채 수익률은 국채발행 재개 가능성 및 채권매수 기반 약화에 따라 상당한 상승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가 오르면 자연히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하게 된다.

최근 주가 상승세의 기폭제였던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지난주 후반에 주춤해진 것도 주가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투신권도 수익증권 환매에 대비한 현금 확보를 해야 하는 관계로 적극적인 매수를 하기 어려워 보인다.

다만 주가가 급격하게 떨어지지 않게 한다는 방어적인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수 950선대 이상에서 대기하고 있는 물량이 순조롭게 소화되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따라 주가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경우에 따라선 지수 900선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

엔고에 따른 수출경쟁력 강화와 실적호전을 바탕으로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몰리는 반도체.정보통신 관련주가 유망해 보인다. 이쪽으로 매수 범위를 압축시키는 보수적인 시장 대응이 바람직하다.

이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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