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유도 청문회] 검찰, 진씨 업보론-동정론 팽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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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검찰 직원들은 27일 '공안사령탑' 이던 진형구 (秦炯九) 전 대검 공안부장의 증언 모습을 지켜보며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럼에도 秦전부장의 증언을 바라보는 검찰내 정서는 크게 두갈래였다.

"세치 혀를 잘못 놀려 온 나라를 흔들었던 만큼 당해도 싸다" 는 업보 (業報) 론과 "선배 검사가 어쩌다 저렇게 됐느냐" 는 동정론이 공존했다.

서울지검 한 검사는 "매사에는 지켜야할 금도가 있는 법" 이라며 "개입 정도가 지나쳐 파업을 유도했다면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한다" 고 비난했다.

반면 한 공안검사는 "고검장 승진까지 한 양반이 청문회에 나온 모습을 보니 동고동락했던 입장에서 안쓰럽기 짝이 없다" 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당당치 못하다" 는 불만도 적지 않았다.

한 부장검사는 "의원들이 모욕적인 발언을 할 때면 '무슨 소리냐' 고 왜 쏘아붙이지 못하느냐" 고 흥분하기도 했다.

한편 파업유도 사건을 파헤쳤던 특별수사본부팀 검사들은 돌출발언이 튀어나올까 TV를 통해 주의깊게 증언내용을 지켜봤다.

특히 秦전부장을 직접 수사했던 서울지검 이귀남 (李貴南) 특수3부장은 증언내용을 일일이 메모해가며 수사 당시의 진술과 대조하기도 했다.

李부장은 "사건 구도를 바꿀 만한 새로운 내용은 전혀 없다" 고 공소유지에 자신감을 보였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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