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접속] 김대통령 장면박사 탄생100주년 미사참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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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선거를 통해 야당에 정권이 넘어갈 수 있는 기틀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야간 정권교체다."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이 자신의 저서에서 장면 (張勉) 총리가 총리(60년) 재임 당시 민주당 대변인인 자신에게 해준 말이라며 적어놓은 대목이다.그 말은 이후 金대통령이 집권할 때까지 끊임없이 강조해온 정치철학이 돼버렸다.

金대통령은 저서에서 "내가 살아오면서 가장 고맙게 생각하는 사람" 이라고 밝혔을 정도로 張전총리를 누구보다 존경해 왔다.

張전총리는 金대통령의 대부 (가톨릭) 다.

金대통령이 그같은 존경심의 표현으로 27일 서울 혜화동 성당에서 열린 '고 (故) 장면 총리 탄생 1백주년 기념미사' 에 참석, 張전총리에게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金대통령은 추모사를 통해 張전총리와 내각제하의 2공화국을 높이 평가하는 대신 이를 무너뜨린 5.16을 쿠데타로 규정, 비난했다.

金대통령은 "장면 박사는 군사쿠데타 세력의 세뇌작업으로 오랫동안 부당한 평가를 받았다" 며 "5.16 직전에 나라가 혼란스러웠느냐" 고 자문한 뒤 "정반대였다" 고 자답했다.

金대통령은 장면 정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어주려고 했다.

" (장면 정권이) 무능하다, 부패했다, 약했다, 그대로 뒀으면 공산화됐을 것이라는 말들은 쿠데타 주역들이 군사쿠데타를 정당화하기 위해 붙인 말" 이라며 "내가 옆에서 본 張전총리는 결코 약하지 않았고 민주주의에 대한 강한 신념과 실천의지가 있었다" 고 강조했다.

金대통령은 "의인은 불멸" 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수환 추기경도 강론을 통해 "5.16쿠데타가 타당했는지 여부를 밝히는 역사규명이 있어야 한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민련 이양희 (李良熙) 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발표, "자기처지에서 주관적으로 역사를 해석하면 오류를 범하게 된다" 며 "역사의 해석은 역사에 맡겨야 한다" 고 강조했다.

이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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