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도 안티 에이징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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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아름답게 보이고 싶은 건 인간의 본능이다 보니 얼굴의 주름제거술, 필러 등 각종 안티 에이징 시술이 갈수록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성형을 한다고 하면 성형외과만 찾는 것이 아니라 가지런한 치아, 밝고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치아를 상담받고자 치과를 찾는 환자들도 늘고 있다.

치아도 피부처럼 노화가 일어나는데 그 중 하나가 덧니 혹은 앞으로 튀어나온 뻐드렁니. 예전에는 이 같은 부정교합의 치아는 어릴 때 교정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인식이 강했고, 더욱이 아름다움이 생명인 여자가 아니고 남자라면 감히 치아교정을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교정기술이 개발되면서 외부로 거의 표가나지 않은 교정이 가능해졌고, 면접이나 대인관계가 많은 중년남성들이 치아교정을 위해 치과를 많이 찾고 있다.

실제 통계를 보더라도 1995년 19-30세 성인층이 전체 교정환자의 21.1%였던 것이 2005년에는 40.6%로 두 배 이상 늘었고 31세 이상 환자도 10.1%에서 17%로 늘었다. 이중 특이한 것은 학업을 마치고 사회에 진출하려는 연령층이 10년 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취직시험에서 외모가 그만큼 크게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사회생활을 하던 성인이 치아 교정을 받으려 할 때 가장 큰 문제점은 남이 볼 때 자신의 이미지가 실추되지 않을까하는 부담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금속 틀과 철사를 사용하지 않고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특수강화 플라스틱 교정 장치를 이용하는 투명교정 혹은 인비절라인 시술이 개발되면서 성인들의 이 같은 부담감은 크게 줄어들었다.

이 장치는 1m이상 떨어져서 보면 남이 거의 알아볼 수 없고 탈부착이 가능하기 때문에 면접이나 프레젠테이션, 결혼식 등의 중요행사가 있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또한 식사 때나 양치질할 때는 장치를 뺄 수 있기 때문에 음식물이 교정기에 끼지 않아 위생적이다.

교정기간 역시 약 1년 정도로 일반교정에 비해 짧고 이물감이나 언어장애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치주염으로 인해 치아가 병적으로 부채 살처럼 벌어진 경우도 이 장치로 교정을 하면 치주염의 안정화까지 도모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서울에 사는 30세의 최현빈씨는 어릴 때부터 치아가 들쑥날쑥하고 앞니가 앞으로 삐어져 나와 활짝 웃을 때면 어딘가 어색 했었다. 최씨는 어릴 때부터 보기 싫은 이 치아를 교정하고 싶었으나 용기를 내지 못했다. 무엇보다 남자가 이빨에 그물 같은 교정 틀을 끼고 있으면 남이 비웃을까봐 부담이 됐다. 그러나 최씨는 취직시험을 앞두고 이미지가 면접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알고 교정을 해야겠다는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됐다.

최씨는 집 인근의 치과를 찾아 직접 상담해보고 즉시 교정시술에 들어갔다. 기본적인 치료를 거친 후 교정장치를 했는데 식사나 그 외 사회생활에는 전혀 지장이 없음을 실제 체험해 보고 최씨는 놀랐다.

어릴 때 치아에 쇠 그물 같은 것을 낀 교정환자만 보아 왔던 최씨로서는 이 장치가 편하고 외관상 보기에 전혀 지장이 없음을 알고 지금은 안심하고 치료를 받고 있다. 최씨는 최근 모기업에 취직됐으며 면접 때도 심사관들이 치아교정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고 자랑했다.

도향주 서울도담치과 원장은 “최근에는 30-40대 직장인들이 부담 없이 교정을 시작하고 치료 후에는 이미지가 개선돼 크게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투명교정은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므로 반드시 경험이 많은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고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도담치과의 경우 치료 전에 환자의 치아를 본을 떠 치료 후의 모습을 재현해 미리 보여 준 뒤 환자가 동의하면 치료를 시작한다. 투명교정은 치아 이동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로 2차원적인 모형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3차원적인 실제 본인의 치아모형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훨씬 높다고 한다.

■ 도움말 : 서울도담치과 도향주 원장

조인스닷컴 이승철(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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