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살아있다]12. 이태원서 즐기는 이색상품 쇼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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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3백30㎜짜리 '왕 신발' 도 있습니다.

이태원은 외국인의 쇼핑 명소이지만 내국인들이 이색상품을 사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 일대의 점포들은 다른 지역과 달리 미국인 등 외국인을 상대로 한 특이한 물건이 많다.

이곳의 80여 개 제화점에서는 가죽이나 에나멜 소재의 큰 구두와 샌들을 5만원 안팎에 주문 제작을 해 준다.

마찬가지로 외국인의 체형에 맞춘 큰 옷만을 파는 '빅 사이즈 전문점' 도 5곳이나 있다.

또 나이키 등 유명브랜드 매장도 다른 지역보다 5~10% 정도 싸게 살 수 있다.

이 지역은 관광특구로 지정돼 있어 상인들이 부가가치세 부담이 그만큼 적어 싸게 팔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알뜰 주부나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도 이곳을 자주 들른다. 이색적인 중고가구나 생활용품.소품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각국의 특이한 중고가구에서부터 바비큐 그릴, 어린이용 수입 장난감, 서양식 주방용 소품 등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대부분 이색적인 디자인의 외국제품이지만 중고품이라 저렴하다.

청화아파트 등 이 일대에서 사는 외국인들이 이사 할 때 쓸만한 물건들을 중고물품으로 팔고 가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이태원 인근에는 미8군 뿐 만 아니라 가봉.수단.아르헨티나.이집트 등 8개국 대사관이 밀집돼 있다.

벼룩시장의 일종인 '거라지 (garage) 세일' 에 익숙한 외국인들이 중고 물품을 많이 찾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를 취급하는 점포가 이곳에 들어선 것이다.

이태원의 중심거리에서 보광동 쪽 길을 걷다 보면 현대가구물물센터 등 1백여 개의 중고 가구.잡화 점포가 형성돼 있다.

물론 이들 점포는 이 일대의 외국인들을 상대로 한 점포이지만 최근에는 알뜰 주부들도 이곳에 자주 들러 값 싼 중고제품 등을 사간다.

이와 함께 이태리가구.일진가구 등 외국의 유명 직수입 가구점도 이곳에 많아 몰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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