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후기졸업]北서 석사,南서 박사 받은 중국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92년 한.중수교 이후 처음으로 북한에서 석사학위를, 남한에선 박사학위를 차례로 받은 중국인 유학생이 나왔다.

27일 서울대에서 '중국 사립대학 발전방안 연구' 라는 논문으로 교육행정학 박사학위를 받는 신바오중 (辛寶忠.36) 씨. 한족 (漢族) 출신인 辛씨는 85년 중국 하얼빈사범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국비장학생으로 선발, '북.중 문화교육협정' 에 따라 북한으로 유학을 가 86년 평양 김형직사범대학에 입학했다.

4년만인 90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청소년 교양방법' 이란 제목의 논문으로 우리의 석사학위에 해당하는 준박사학위를 받은 辛씨는 중국에서 강사로 일하기 위해 하얼빈대학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5년간의 강사생활 끝에 辛씨는 한국에서 유학생활을 하기로 결심했다.

남.북한에서 고루 유학생활을 해 봐야 한민족의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대해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 판단한 것. 마침 한.중수교가 이뤄져 辛씨는 한국유학을 신청했고 95년 한국정부 초청 외국인 유학생으로 선발돼 이듬해 서울대 교육학과 박사과정에 입학, 북한 수학기간과 동일한 4년만에 박사학위를 받게 됐다.

입학 당시 북한에서 받은 석사학위를 서울대가 인정한 것도 辛씨가 처음이었다.

"북한은 자국에서 학위를 받은 교수가 많아 독창적인 학문을 이루고 있는 반면 한국은 해외의 선진적인 학풍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특징이 있는 것 같다" 는 辛씨는 "이 경험을 살려 앞으로 한.중, 북.중은 물론 남북한 교류에도 도움을 주고 싶다" 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