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워크아웃] 금융시장 영향없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금융시장은 이번 대우 워크아웃에 대해 일단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불확실한 상황에서 대우 구조조정 작업이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채권단 주도 아래 명백한 플랜이 제시되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불안감이 제거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기관이 공식적인 손실분담에 나서면서 추가 부담을 지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은행.증권.투신의 자금여력과 정부의 추가 대책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대우그룹 관련주는 경남기업.대우통신이 상한가를 기록한 것을 비롯, 대부분 상승세를 보여 워크아웃의 긍정적 효과를 반영했다.

다만 은행.증권 등 금융관련주는 워크아웃에 따른 금융기관의 부담을 반영, 대부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추석 자금수요가 몰리는 상황에서 대우 계열사의 초대형 워크아웃에 뭉칫돈이 필요하게 된 만큼 당국의 지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대우 계열사와 협력업체의 자금난이 해소될 경우 시장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빛은행 신탁부 강인호 과장은 "워크아웃 부담이 금융기관으로 넘어온 만큼 정부에서 후속대책을 명확히 밝혀야 시장을 안정시키고 추석 자금수요도 그런대로 넘길 수 있게 될 것" 이라고 밝혔다.

재경부와 금융감독원 등 당국도 워크아웃 추진과정에서 금융기관의 유동성 부족사태 등 변수가 돌출될 것을 대비해 시장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자금지원 등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한편 대우그룹 12개 계열사에 대한 워크아웃 실시는 자금난에 허덕여온 협력업체들에는 희소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동안 대우계열사 협력업체들은 대우가 발행한 진성어음에 대해서도 금융권에서 할인을 못받고 심지어 만기가 돌아와도 교환을 못받아 심각한 자금난에 봉착해 있었다.

중소기협중앙회가 최근 대우의 1차 협력업체 1백9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2.7%가 대우계열사가 발행한 어음의 할인이 곤란하거나 불가능하다고 응답, 자금난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러나 워크아웃이 단행된 12개 대우 계열사들은 기업구조조정협약에 가입한 금융기관에 대한 채무상환 의무를 3개월 연장받고 채권금융기관으로부터 신규자금도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협력업체에 자금결제를 할 수 있을 전망이다.

대우자동차 협력업체인 한국펠저의 관계자는 "대우 워크아웃 실시로 인해 협력업체들의 경영이 정상화되고 대우그룹도 회생하기를 기대한다" 고 말했다.

김종윤.곽보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