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아 비하 드라마 중단하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개구멍받이''근본이 없는 아이'등 입양아를 비하하는 대사를 내보낸 MBC 일일드라마 '왕꽃 선녀님'에 대해 입양단체들이 방송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홀트아동복지회.대한사회복지회.동방사회복지회.성가정입양원.한국입양홍보회 등 5개 입양단체는 25일 "'왕꽃 선녀님'을 계속 방영할 경우 인격권 침해 등을 걸어 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26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MBC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 예정이다.

문제의 장면은 '왕꽃 선녀님'의 지난 18일 방영분으로, 입양된 여주인공 윤초원의 약혼남 어머니가 윤초원의 어머니에게 파혼을 선언하며 "개구멍받이를 내 며느리로 맞았으면 어쩔 뻔 했냐"며 "친자식이 아닌 걸 숨겼으니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입양홍보회 한연희 회장은 "이 외에도 '근본이 없는 아이는 커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어''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냐'등 입양아를 멸시하는 대사가 많았다"고 밝혔다. 대한사회복지회 강영님 국내입양부장은 "입양을 고려하던 사람들조차 드라마를 본 뒤 사회의 편견에 겁을 내는 바람에 최근 입양신청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한편 MBC 이재갑 드라마 국장은 "입양가족에게 상처를 준 데 대해 유감의 뜻을 나타내는 자막방송을 내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