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경질로 러시아 경제 흔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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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갑작스런 총리경질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던 러시아 경제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당장 러시아 증시의 RTS지수는 오전 장 한때 전날 대비 17%가 폭락했다.

루블화 가치도 달러당 26.5루블로 4% 가량 떨어졌다.

러시아의 최대 채권국가인 독일을 비롯한 유럽시장도 장 내내 크게 동요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제2의 러시아 경제위기' 가 닥쳐오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모스크바 금융시장에서도 이날 "루블화에 대한 환투기 세력의 공세가 임박했다" 는 얘기가 번지며 은행들마다 달러매수에 혈안이 됐다.

외환거래인들은 중앙은행이 이날 루블화를 달러당 25루블 선에서 안정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추가 급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 경제에 다시 위기가 닥칠 경우 그 파장은 치명적이다.

지난달 28일 국제통화기금이 러시아에 만기부채 상환용 대금 45억달러를 18개월간 대출해주기로 결정했지만 이 또한 정치적 불안정 등 상황변화에 따라선 지난해 모라토리엄 (대외 지불유예) 선언때처럼 기약없이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러시아 경제위기가 재연될지 여부는 앞으로 1주일이 고비가 될 것 같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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