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대출금리 오늘부터 또 오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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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오름세를 이어갔다.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계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CD 금리는 지난주에만 0.04%포인트 상승하면서 연 2.76%로 올랐다. 8월 5일 이후 두 달간 0.35%포인트나 뛴 것이다. 은행들도 고시금리를 높였다. 5일부터 적용되는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시금리는 연 4.71~6.31%로 지난주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우리은행도 5일자 주택담보대출 고시금리를 연 5.25~6.07%, 신한은행은 3.25~5.95%로 각각 0.03%포인트 인상했다. 외환은행의 고시금리는 연 4.97~6.52%로 최고금리가 연 6.5%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은행에서 돈을 빌린 사람들의 이자 부담도 커졌다. 기존 대출을 받은 사람은 3개월 단위로 금리가 조정될 때마다 이미 오른 CD 금리가 반영된다. 또 신규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도 8월 초보다는 대출금리가 0.35%포인트 정도 높아졌다. 1억원을 대출받는다면 연간 이자 부담이 35만원 정도 많아진다.

 CD 금리가 상승하면서 금리가 만기까지 확정되는 고정금리대출을 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은행권의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대출을 택한 비율은 10.4%를 기록했다. 지난 2월 이후 6개월 만에 두 자릿수가 됐다.

CD 금리 상승의 반사효과로 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의 금리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보금자리론의 대출금리(만기 10~30년)는 연 5.7~6.35%다.

한편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올 들어 처음 감소했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외환은행, 농협 등 7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23조5700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조17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은행들이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주택저당증권(MBS)으로 만들어 매각했고,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수도권 전역에 도입되는 등 대출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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