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노래 ‘사랑 참 어렵다’ 내놓은 이승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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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참 어렵다’ 뮤직비디오는 탤런트 김정은·윤상현씨가 출연해 화제가 됐다. 이승철씨는 “노래가 호평받은 건 이들 덕분”이라며 “항상 주변에서 도와줘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요즘 가요계에서 이승철(43)씨 이름은 특별하다. 내년이면 데뷔 25주년. 20년 넘도록 무대를 지키며 꾸준히 노래해 온 가수들은 적지 않다. 하지만 이승철씨처럼 가요 시장의 중심에서 까마득한 후배 아이돌 그룹과 차트 순위를 다투며 정면승부를 펼치는 이는 찾아보기 힘들다. 올 들어서만 그가 내놓은 히트곡이 무려 네 곡. ‘듣고 있나요’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손톱이 빠져서’에 이어 최근 발표한 10집 리패키지 앨범 타이틀곡 ‘사랑 참 어렵다’가 선선한 가을바람과 어우러지며 3주 연속 차트 10위권 내를 지키고 있다.

앨범 발표와 함께 10월 중순부터 전국 20여개 도시를 도는 ‘뮤토피아 시즌 2’ 공연을 시작하는 이씨를 지난달 30일 서울 동부이촌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렇게 오래도록, 지치지도 않고 잘 나가는 비결이 뭐냐”는 질문에 그는 “‘나만의 스타일’이라는 걸 만들지 않아서”라는 알쏭달쏭한 답을 내놨다.

◆내 스타일보단 대중 취향 따른다=“저는 작곡가에게 노래를 받으면 내 맘대로 다시 해석하기 보다는 작곡가의 가이드를 충실히 따라 부르는 편이예요. 작곡가가 노래를 만들며 생각했던 느낌을 그대로 살리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해서죠.” ‘내 스타일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말은 바로 이런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승철이기에 가능한’ 노래로 들리는 이유는 어느 장르, 어떤 스타일 노래도 100% 소화가능한 가창력과 연륜 덕분일 터.

그가 생각하는 대중가수란 사람들이 어떤 노래를 원하는지 주시하면서 필요할 때 그 음악을 꺼내보일 수 있는 사람이다. 이를 위해 “언제나 작곡가들에게 새로운 노래를 의뢰해 당장 발표할 수 있는 10곡을 품어둔다”는 이승철. ‘사랑 참 어렵다’도 원래 올 초 10집을 준비할 때 받아보고 ‘무조건 터진다’ 는 확신을 가졌던 곡이다. 하지만 가을에 내놓으면 더 좋겠다 싶어 잘 품어 두었다가 이번 리패키지 앨범에 넣었다. 타이틀곡을 정할 때도 관계자나 팬들이 아닌 택시 기사들이나 음식점 종업원들에게 모니터링을 한다. 이승철의 오랜 팬들에게만 사랑받는 노래가 아닌, ‘전국민이 흥얼거리는 노래’를 만들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은 공연장=최근 그는 케이블 방송 m.net의 인기프로 ‘슈퍼스타 K’의 ‘까칠한 심사위원’으로 활약중이다. 그는 이 방송에서 때론 심하다 싶을 만큼 참가자들의 단점을 냉정하게 지적한다. “가수라는 직업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호락호락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예요. 결선에 올라올 정도면 다들 ‘한 노래’ 한다는 친구들이지만 가수에게는 노래 뿐 아니라 외모, 춤 등 다양한 재능과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죠.”

‘슈퍼스타 K’ 외에는 TV 음악프로나 버라이어티 쇼 등에 열심히 얼굴을 내미는 편이 아니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활동의 중심은 공연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10월 24일 경남 진주에서 시작하는 그의 이번 투어는 2010년 3월까지 이어질 예정. 내년 5월부터는 데뷔 25주년을 기념하는 특별공연을 기획해 다시 관객을 찾아갈 생각이다.

“다른 건 몰라도 공연 만큼은 어디 내놔도 자신 있습니다. 10여년 전부터 꾸준히 장비 등을 보완하면서 기술과 내용에서 항상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려 노력해왔거든요.” 공연장에 ‘어린이방’을 운영하는 등 가족 관객을 위한 특별한 배려도 돋보인다. “예술가가 너무 안정되면 안된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가정을 꾸리면서 알게 된 수많은 기쁨이 있고 그게 제 감수성을 풍요롭게 하죠. 와인 한 병 따서 가족과 나눠마시는 저녁이 제게는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입니다.”

이영희 기자 ,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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