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 지도가 바뀐다] 23. 김지하'율려'와 접점찾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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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시인 김지하 (58) 씨의 '율려' 와 '문화과학' 이 접점찾기를 시도 중이다.

지난 2월 강내희.심광현.이성욱.이동연씨등 '문화과학' 팀의 주요 멤버들이 개인자격으로 '율려운동이 나아갈 길' 이라는 주제 강연회에 참여해 그 실마리 찾기의 첫발을 내디딘 상태다.

현재는 율려학회 월례세미나에 '문화과학' 팀의 소장파 그룹인 서울문화이론연구소 멤버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구체화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특히 이달말 문화과학사가 펴낼 '김지하.심광현의 대화' (가제)에 대한 한국 지식사회의 기대는 상당하다.

때마침 심광현 (43) 교수가 주도적으로 추진, 9월 중순 출범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되는 '문화개혁시민연대' 에 김지하씨와 '문화과학' 지식인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는 점에서 더 그렇다.

양측의 문화운동 방향이 구체적으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 때문이다.

심 교수는 율려와 '문화과학' 만남의 첫 교량 역할을 한 당사자다. 김지하씨와는 서울대 미학과 선후배 사이인 심 교수는 지난해초 김씨에게 '문화공학' (컬추얼 엔지니어링) 등 '문화과학' 팀의 작업에 대해 얘기를 했고 이에 김씨는 "내가 하려는 문화운동과 일치한다" 며 공감을 표시했다.

특히 김씨는 '문화과학' 팀이 집중적으로 연구한 바 있는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의 '카오스적 철학과 좌파적 문화연구' 에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문화과학' 이 필요로 하는 '김지하적인 것' 의 실체는 문화운동 1세대 대표주자로서의 운동성과 율려가 추구하고 있는 고대사 등 우리 전통에 대한 부분. 문화개혁시민연대를 통해 그 접점의 일차적인 윤곽은 드러날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서로간의 탐색이 더 이어져야 할 것이란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허의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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